최근 한 TV프로그램에서 변호사의 변론이나 수임료에 대한 의뢰인들의 불만과 피해 사례를 방영한 바 있다. 특히 법률프로그램에 출연해 유명세를 탄 어느 여자변호사에 관한 일화가 포함되어 있어 더욱 많은 관심을 촉발했다. 해당 프로그램의 인터넷 게시판에는 불성실한 변론이나 변호사 수임료 문제에 대해 많은 제보와 관련 의견들이 올라와 있다.
변호사 수임료 문제나 불성실한 변론에 대해서는 언론에서 종종 취급한 적이 있고, 변호사가 연루된 여타 사건에 대해서도 가끔 보도된 적이 있다. 그러한 보도를 접할 때마다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불편하기도 하지만 부끄러운 마음이 드는 것 또한 감출 수가 없다. 한편으로는 변호사가 우리 사회에서 담당하는 여러 가지 긍정적인 역할에 대한 성찰 대신 불성실하고 돈만 아는 부정적인 인식만이 팽배해지지 않을까하는 우려스러움도 갖게 된다.
TV프로그램에서 언급된 불성실한 변론 문제는 변호사 개개인의 자질문제이므로 변호사의 자성과 함께 그로 인해 피해를 입은 의뢰인이 있다면 손해배상도 적극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변호사의 수임료에 대해서는 현재 객관적인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을 뿐 아니라 사안마다 고려되어야 할 조건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인 기준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대법원 규칙인 변호사 보수의 소송비용산입에 관한 규칙에 법원에서 소송비용으로 인정하는 변호사 보수에 대한 기준이 어느 정도 마련돼 있기는 하다.
하지만, 위 규칙은 소송으로써 청구하는 금액만을 기준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개개 소송의 난이도나 소송기간 등 수임료를 결정하는데 고려돼야 할 다른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지 않아 변호사 수임료의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기에는 부족하다.
나아가 위 규칙대로라면 일정금액 이상을 청구하는 소송에서는 현재 변호사 보수로 약정하는 일반적인 수임료보다는 더 높은 수임료 약정도 가능하게끔 되어 있다.
그러나 언론에 보도되는 몇몇 사례들을 제외하고는 법원에서 인정해주는 변호사보수만큼도 받지 못하는 것이 변호사업계의 요즘 현실이기도 하다.
어쨌거나 법률소비자가 감당하기 어렵거나 터무니없는 수임료를 요구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일로서 변호사 스스로 의지를 갖고 적극 개선하여야 할 것이고, 변호사협회 차원의 자정노력도 더욱 활발하게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소송구조상 변호사의 역할이 필요한 부분이 많아 어쩌면 현재의 소송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변호사의 변론이나 보수에 대한 시시비비는 끊이지 않을 것이다.
의뢰인을 포함한 법률소비자들의 불만과 질타에 대해 무엇보다도 변호사 스스로 이를 겸허히 받아들여 뼈아프게 반성하고, 잘못된 점이 있다면 적극 시정해 나가야 할 것이다.
법률소비자 입장에서도 변호사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급하더라도 변호사와 직접 상담하고 조금 더 신중히 판단하여 내가 원하는 조건에 맞는 변호사를 선택하여야 할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발품을 더 파는 수고로움도 감내할 필요가 있다 하겠다.
/김정완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