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상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국방의 의무를 지고, 병역법상 대한민국 국민인 남자는 필수적으로, 여자는 지원에 의하여 현역에 한하여 병역의무를 진다. 병역의무자는 19세가 되는 해에 징병검사를 받으며, 현역으로 판정을 받으면 2년(육군)에서 24개월(공군)의 군복무를 해야한다.
이러한 군 복무 중 공상(公傷)을 입고 전역한 경우에는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가보훈처에 국가유공자등록신청을 하게 돼 있다.
하지만, 국가유공자 등록 신청을 국가보훈처가 인정하지 않는 경우 이에 대한 불복수단으로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을 할 수 있다.
그러나 행정심판의 경우 2007년 기준으로 1천324건(보훈관련 사건)이 심리돼 19건(1.4%)밖에 인용되지 않을 정도로 그 인용률은 극히 미약하다.
행정소송 또한 입증책임이 전적으로 당사자에게 있는 구조여서 인과 관계 등을 입증하기 어려워 구제받는 경우도 매우 드물다.
특히 희귀병이나 정신질환의 경우 업무와의 연관성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고 군에 입대한 지 1년 미만에 발병한 질병의 경우 군복무와 연관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과로와 관련한 질병악화나 발병에 대해서는 부대 업무와 관련한 기록이 정확히 남아 있지 않아 같이 근무했던 주변인들의 진술에 주로 의지해야 하기 때문에 입증이 쉽지 않은 것이 다반사다.
따라서 실제로 국가유공자 등록 신청자의 대다수는 법률적 구제를 받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필연적인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젊은 날 군대에 갔다가 다쳐서 조기 의병 전역한 뒤 사회생활 또한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에서 마지막 심정으로 국가유공자 등록 신청을 했는데 이마저도 요건 미비로 기각당했을 때 받는 충격은 국가에 대한 불신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제는 국방의 의무는 신성한 것이라고 단순히 애국심에 호소하는 시대가 아니다.
제대 이후에 군 가산점을 주는 것이 헌법에 위반되는가는 차치하고라도 최소한 의무이행기간 중 발생한 국민의 장애에 대해서는 크고 작음을 떠나 당연히 국가가 적극적으로 책임을 져야하고, 이러한 것이 제도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러한 견지에서 군 복무 중 공상(公傷)을 입고 전역한 경우 현행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상 공상 군경으로 인정해 독립유공자나 무공 수훈자 등과 동일한 혜택을 주면서 그 범위를 제한적으로 인정할 것이 아니라 별도의 법률제정을 통해 혜택은 줄어들 수는 있지만 인정요건을 완화하여 그 수혜범위는 넓힐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류재규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