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가고 또 새해가 밝았다. 새해가 되면 항상 특별한 의미를 두고 한 해를 계획하고 설계한다. 또 새해인 만큼 사회·정치·경제 등 각 분야에서도 많은 변화를 시도하고 계획한다. 그래서인지 사법부도 매년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사법부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국민이 형사재판에 직접 참여하는 국민참여재판제도와 기존의 호적제도를 대체하는 가족관계 등록제도의 시행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처음 시행하는 것이라 부작용과 시행착오를 염려하는 소리도 있었다. 그렇지만, 막상 시행을 해보니 국민의 참여와 이해 덕분에 큰 무리 없이 정착돼 가고 있어 감사할 따름이다. 이는 앞으로 사법부 개혁과 함께 우리 사회 민주화에 새로운 이정표를 놓은 사례로 사법부 역사에 큰 획을 긋는 일로 기억될 것이다. 올해도 사법부는 많은 변화와 개혁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우선 살인ㆍ성범죄 등 8개 범죄유형에 대한 재판에서 양형기준제가 처음으로 도입되며, 국선전담 변호사제도가 전국 고등법원과 5개 지원까지 확대되게 된다.
형벌의 종류와 정도를 정하는 양형은 피고인들에게 중요한 문제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올해 4월 살인·성범죄·뇌물·강도·횡령·배임·위증·무고 등 8개 범죄유형에 대한 양형기준을 공포할 예정이다.
양형기준은 법적 구속력을 갖지는 않지만, 법관들이 형의 종류를 선택하고 형량을 정함에 있어서 존중해야 하며 이 기준에서 벗어난 판결을 할 때는 판결문에 이유를 적도록 법원조직법에 규정돼 있다.
여기에 전국 18개 지방법원에서 실시되고 있는 국선전담 변호사제도가 내년 3월부터는 전국 모든 고등법원과 고양지원·부천지원·성남지원·안산지원·대구서부지원 등 5개 지원까지 확대된다. 국선 변호사제도는 2004년 9월부터 1년6개월간 시범시행을 거쳐 2006년 3월부터 지방법원에서 본격 시행됐으며 대내외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은 제도다.
민사재판방식도 변경된다. 지난 26일부터 개정된 민사소송법에 따라 피고가 답변서를 제출하면 재판장은 바로 변론기일을 지정하고, 필요한 경우에만 변론준비절차에 부치도록 해 당사자의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게 됐다. 이에 따라 변론기일이 조기에 지정돼 신속한 재판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대법원은 또 정식 재판을 거치지 않고 신속하게 민사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법원조정센터’를 2009년 중 서울과 부산에 설치하고 시행경과에 따라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 인터넷등기소 이용자들이 부동산의 정확한 지번을 모르더라도 지역명칭만 알면 지도정보검색을 통해 부동산 등기부등본을 발급받을 수 있게 된다.
등기사항 요약 및 등기용어 해설 서비스도 제공된다. 이렇듯 사법부는 올해도 많은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 모두가 국민의 참여와 협조, 관심이 있어야만 정착이 가능하다. 경제가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하는 올해 사법부의 변화가 국민에게 많은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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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주 광주고등법원 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