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를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렵고 힘든 고민의 과정을 거치고서야 큰 결심을 하고 변호사 사무실 문을 들어선다. 필자는 그들의 얼굴에 드리워진 어두운 수심의 그림자를 발견할 때 마다 마음이 무거워 질 때가 많다. 특히 해결할 수 없는 사안을 상담할 때는 더욱 마음이 무겁다. 다만 그들이 필자로 하여금 마음의 위안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상담에 임한다.
간혹 상담 끝에 해결 방법이 보이기도 하고, 수임 후 재판과정에서 의뢰인의 말에서 단서를 얻어 승소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 필자는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과 사소한 법률문제라 할지라도 많은 대화를 나누려고 노력한다.
최근에는 변호사 수가 많이 늘어 쉽게 만날 수 있고, 변호사 수임료도 10년 전과 비교해 볼 때 크게 다르지 않아 예전보다 쉽게 변호사로부터 법률적 조력을 받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 서민들의 한 달 수입을 상회하는 수임료와 변호사에 대한 선입견 및 부정적 인식 때문에 변호사를 찾는 것을 꺼려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의사가 건강 검진을 통해 질병을 예방하고 발생한 질병을 치료해 건강 회복에 도움을 주듯이, 변호사는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발생할 수 있는 법률적 분쟁을 예방하고, 발생한 법률적 분쟁을 해결해 의뢰인에게 최대한의 이익을 주거나, 최소한의 손실로 분쟁을 해결해 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아주 간단한 법률문제라고 생각되더라도 변호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예컨대 차용증이나 임대차 계약서를 작성하더라도 계약서 등 문서 작성 이전 단계부터 변호사를 만나 상의하고 추후 발생할 수 있는 법률적 분쟁을 예상해 계약서 등의 문구를 명확히 해야 한다.
또한 분쟁이 발생했을 때에는 분쟁 초기 단계에서부터 변호사와 상의해 앞으로 진행될 사건에 대해 법률적인 조언을 듣고 적절히 대처해 분쟁의 확대를 막는 한편, 자신의 손해를 최소화하고 권익을 지킬 수 있어야 한다. 자칫 시기를 놓쳐 소송에서 패소하거나 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적절한 시기에 가압류 등 보전처분을 하지 않아 어렵게 얻어 낸 승소판결이 한낱 종이로 전락하게 해서는 안 된다.
자신에게 불리한 결과가 예상되더라도 변호사를 찾아 상담하는 것이 좋다. 간혹 본인이 간과한 작은 사실 또는 본인이 알지 못하는 법리가 소송의 승패를 좌우하는 경우도 있으니 말이다.
상담을 싫어하는 변호사는 거의 없다. 왜냐하면 변호사는 상담을 통해 사건을 수임하고, 상담을 통해 기존의 지식을 유지하거나 새로운 지식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소한 법률문제라도 변호사와 상의하면 법률문제로 인해 불이익을 당하는 일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광주지방변호사회장인 노영대 변호사는 ‘내 변호사 갖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일반 시민들이나 변호사 모두에게 좋은 일이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시민의 법률의식이 성숙되고 변호사의 자세도 한 단계 높아져야 할 것이다.
/진용태〈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