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과 올해의 우리 지역 범죄 동향에 관한 통계를 보면 성인들의 살인, 강도, 방화가 작년보다 월등히 증가했고, 소년들의 오토바이 절도, 무면허운전 및 성범죄도 상당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몇 달 전 15∼16세의 꽃다운 소녀 3명이 연루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소녀들은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던 K양을 손봐(?)주고자, 자신들이 투숙하고 있던 모텔로 K양을 유인하여, 집단 구타한 후, 옷을 모두 벗기고 나체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렸습니다.

또 이 소녀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K양에게 성매매를 하도록 위협하여, 인터넷에 원조교제를 희망하는 남성들을 모집하는 광고를 냈습니다. 실제 그 광고를 보고 2명의 남성이 찾아오기까지 하였지만, 결국 K양의 신고로 이 소녀들은 구속이 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소년은 정신적·신체적으로 미성숙하여 비행에 빠지기도 쉽지만 교정 또한 용이하다는 특성을 함께 지니고 있어, 각 나라 마다 별도의 소년사법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소년사법구조에 따라 비행소년은 통상 경찰과 검찰을 거쳐 소년법원 또는 형사법원의 심판을 받게 되는데, 죄질이 극히 불량한 비행소년에 대하여만 형사처벌을 하고 나머지 대부분의 비행소년에 대하여는 선도·보호 측면에 중점을 두고 처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법적, 제도적인 뒷받침에도 불구하고 소년범죄는 여전히 증가추세인 점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정 및 교육의 부재, 다양한 환경적 요인 등이 대표적인 원인들로 여겨집니다.

이 사건에서도 소녀들은 부모의 이혼으로 가정이 해체되었고, 학교 교육에서 이탈되었으며, 가출한 후 모텔을 전전하며 생활비 등을 마련하기 위해 몇 차례 범죄를 저질러 보호처분을 받는 악순환이 계속되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우리 형사사법 테두리 안에서 이 소녀들은 올바른 길을 선택하지 못하였고, 오히려 더 큰 범죄자로 성장하여 결국에는 구속까지 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습니다.

이러한 사건을 접할 때마다 필자는 현재의 소년사법체계 만으로 소년범죄를 줄일 수 없다는 한계를 절실하게 경험합니다.

현재 검찰은 비행 정도가 경미한 비행소년에 대하여 선도위원을 위촉하여 선도하고 있고, 법원의 보호처분에 따라 보호관찰관이 비행소년을 보호관찰하는 등 소년의 교화, 개선, 재범방지를 위한 특별한 형사사법 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적·물적 지원 여건의 열악, 지도·교화 담당자들의 소년범죄에 대한 전문성 부족, 소년의 감성에 대한 이해 부족 등으로 비행소년에 대한 교화에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가정이, 개개인 모두가 관계를 회복하고 건강해진다면 소년사법에 대한 제도가 진정한 역할을 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또한 해 봅니다.

비행소년별로 멘토가 지정되어 멘토가 비행소년의 후견인으로서 지속적으로 조언과 도움을 주는 운동이 범사회적으로 일어난다면, 소년범죄가 감소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개인, 사회단체, 기업 등 사회의 구성주체 모두가 우리 사회의 미래 주인인 소년들이 밝은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사랑과 관심을 갖고 소년을 이끌어 주는 멘토가 되는 그런 날이 하루 빨리 왔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김봉준 광주지방검찰청 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