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언론보도에 의하면, 서울중앙지법 민사재판 도중에 40대 판사가 상대방 당사자와의 대화 중에 끼어든 70세 노인에게 “어디서 버릇없이 툭 튀어나오느냐”고 했다가 노인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하였다. 이에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지난 2월 초에 판사가 노인의 인격권을 침해했다고 보고 중앙지법원장에게 해당 판사에게 주의조치와 재발방지책을 권고하여 해당 법원에서 수용하였다고 한다.

당시 판사의 의도는 법정예절을 지키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하나, 어린애도 아닌 70세 노인에게 “버릇없다”는 용어를 선택한 것은 적절치 못했다.

그 노인은 손윗사람에게서나 들을 수 있는 말을 손아래 사람에게 들었던 것에 얼마나 충격이 컸으면 자신의 사건에 판결을 내릴 판사를 상대로 진정까지 하였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사례는 특별한 경우이고, 보통 노인들은 사소한 말 한마디에도 상처받기 쉬우나, 젊은 사람에 비해서는 누구에게 하소연하기도 어렵고, 상담할 사람도 별로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노인의 고민이 자녀와의 갈등, 특히 경제적 문제가 법적 문제와 결부되어 있을 때는 노인에게 가해지는 정신적인 압박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법률상담을 하러 오는 노인들은 대개 며칠 동안 잠을 못이루다가 용기를 내어온다. 최근의 어려운 경제사정으로 취업도 되지 않고, 사업체 운영도 잘 안되는 경우에 가장 쉽게 손을 내미는 대상은 친부모이거나 장인, 장모인 경우가 많다. 자녀들로부터 도움을 요청받은 노인들로서는 상거래에서와 같이, 이해득실을 따지기 보다 대가를 바라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도움을 주는 경우가 많다. 자식이 생활이 어려워 또는 사업체에서 운영자금이 필요하다고 해서 손을 내미는데 그 손을 뿌리친다는 것은 자칫하면 자녀와의 단절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위험성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응하였다가 자녀는 물론, 도움을 준 노인까지 어려워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노후에 외로움과 불안을 느끼는 노인들은 경제력 유무를 떠나서 아직도 자식과 따로 거주하는 것에 대하여 불안감을 보이는 경우가 많이 남아있다는 것을 상담을 하다보면 느끼게 된다.

광주지방변호사회에서는 2007년부터 노인법률지원변호사단(변호사 12명)을 구성하여 노인에 대한 무료 법률상담과 생활법률 교육을 해오고 있다.

매월 8일 효사랑데이(광주공원)에 담당 변호사 2명이 출장상담을 하고 있고, 노인복지관이나 노인보호전문기관 등 노인관련 기관의 요청에 따라 출장상담 또는 생활법률 교육을 하면서 2009년도에는 150여건의 무료 법률상담을 하였다.

상담사례 중에는 부양료나 대여금, 상속, 자녀 이혼에 관한 상담이 많았는데 이럴 때면, 노인관련 기관에서 체계적인 상속, 금전거래에 관한 생활법률 교육을 하였다면, 불필요한 분쟁이나 소송을 어느 정도는 피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따른다.

광주변호사회는 2009년부터 노인보호전문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체계적으로 노인법률상담과 생활법률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노인법률지원단의 상담창구는 항상 열려있다.

〈노강규 노인법률지원단 광주지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