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5년차 검사다. 그리 길지 않은 동안 검사생활을 하였지만, 그동안 검찰은 참 많은 변모를 겪어왔고 지금도 변화하려고 부단히 노력중이다. 그 지향점은 바로 국민에게 다가가는 검찰, 친절하고 따뜻한 검찰, 국민 참여 검찰이라고 하겠다.

그중에서도 광주지방검찰청에서 최근 적극 시행중인 광주시민이 종국 결정에 참여하여 좋은 효과를 보고 있는 몇 가지 제도를 알리고자 한다.

첫째, 수사심의위원회이다. 이는 검사가 구속을 취소하고자 할 때, 또는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되었을 경우 영장 재청구 여부에 관하여 검사가 단독으로 결정하던 종전과는 달리 시민들로 구성된 수사심의위의 의견을 반영하여 그 가부를 결정함으로써 인신수사와 석방 절차의 투명성 및 공정성을 제고하고 국민의 인권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위 구성원은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하여 학계, 법조계, 시민단체, 지역 상공인 등 다양한 직업군이 포함되어 있다. 광주지검에서는 구속취소 여부가 고민되었을 때 위 수사심의위의 의결에 따라 구속을 취소한 사건이 다수 있었다.

필자 또한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된 공무집행사범에 대하여 수사심의위에 회부하여 그 의결 결과에 따라 구속영장을 재청구하여 실제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된 적이 있다.

둘째, 소년소녀 사범에 대하여 시민들로 구성된 형사조정위원회에서 사건의 원만한 해결을 위한 조정을 시도하고, 일정한 조건하에 개선가능성이 충분한 소년소녀들에게 대학생과의 대화 등을 통해 범행에 대하여 반성하는 기회를 주고 앞으로 삶의 방향을 제시받는 것이다.

소년소녀 사범의 경우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이 학교에서 지속적으로 만나야 하는 관계로 피해 회복 및 궁극적인 관계 개선을 통한 재범 방지가 절실함에도 조정절차 없이 기소유예나 법원 소년부로 사건을 송치하고 있어 종국적 사건 해결을 못 하는 실정이었다.

이를 개선하고자 일반 시민들인 형사조정위원들이 가해자, 피해자 및 보호자들이 출석한 가운데 중재역할을 하면서 합의점을 도출해 내고 있다. 실제 형사조정이 바로 가해자에게 소년보호처분을 하는 것보다 가해자, 피해자와의 관계 개선뿐 아니라 학교 생활에 있어서도 더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또한, 초범인 소년소녀 사범들에게 대학생들의 상담지도, 특별지도 등 선도를 받는 조건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하는 것이다. 그 선도 방법에는 상담, 지도, 대화 등 방법에 제한이 없다.

위와 같은 조건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한 후 대학생과 소년소녀들이 재미있게 일상적인 대화를 하며 웃으면서 검찰청을 나가는 모습을 보면 선도가 잘 될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청소년들이 진정한 대화를 통한 소통의 결여로 인하여 범행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선도가 진정한 의미의 ‘선도’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필자는 검사로 근무하는 동안 수많은 피의자와 피해자 등을 만났는데, 검찰하면 딱딱하고 권위적인 모습을 떠올리는가 하면 어떤 분들은 검사의 수사과정을 보고 검찰이 이렇게 친절한 지 미처 몰랐다고 하기도 한다.

이 지면을 빌어 필자는 앞으로 국민들의 고충을 더 잘 헤아릴 것을 약속하고, 더 나아가 검찰 전체도 여러 국민 참여 제도 시행을 통해 국민의 목소리에 귀기울일 것이다.

/신승희 광주지검 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