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멀다하게 지난 여러 세기에 걸쳐 훌륭한 문화를 만들어 왔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능력을 이용하여 이 땅에 많은 것을 이룩해 놓았습니다. 물질의 에너지를 개발하여 동력화시켜 인간에게 필요한 물질적인 조건들을 확보해 놓았습니다.

병을 치료하여 인간의 수명을 연장시켰습니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기술 개발의 능력은 인간의 삶을 얼마나 편리하게 해 놓았는지 모릅니다. 풍부한 물질, 화려한 세상, 우주를 여행하는 기술 등 옛날 사람들은 상상도 못할 일들을 해냈습니다. 그러나 인류는 이제부터 문제에 직면하였습니다. 인간의 기술로 엄청난 것들을 잉태하긴 했으나 해산할 능력을 잃고 있는 것입니다. 공기를 맑게 할 힘을 잃었으며 강을 정화할 능력을 잃은 것입니다.

목사의 일 가운데 가장 중요하면서도 힘드는 일을 설교라고 합니다. 어떤 목사가 토요일까지 무엇을 설교할까 하고 고심하는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날따라 어린 막내아들이 목사님을 방해하면서 같이 놀아 달라고 떼를 씁니다. 목사님은 참다못해 아들을 쫓아 보낼 묘안을 짜냈습니다. 어느 잡지에 있는 지도를 가위로 아무렇게나 오려서 아들에게 주면서 “얘야, 이걸 가지고 가서 지도를 꼭 맞게 맞추어 오면 내가 놀아주마”라고 하였습니다.

목사님의 생각에는 그것을 맞추려면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리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는 다시 설교준비에 몰두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10분도 못되어서 그것을 다 맞춰 가지고 온 것입니다. 아버지는 깜짝 놀랐습니다. 혹시 천재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금방 맞추었느냐고 물어보았더니 아들이 하는 말이 “아빠 뒤에 보니 사람 그림이 있잖아. 그래서 그 사람을 맞추었더니 지도가 이렇게 완전해졌어요”라고 말했습니다.

그 아들의 말을 듣는 순간 아버지의 머릿속에 번쩍 빛나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내일의 설교는 바로 이것이로구나! 인간이 옳게 맞추어 갈 때 세계는 바로 되어 가겠구나 하는 생각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문제는 환경이 아닙니다. 인간 자신에게 있는 것입니다. 문제의 덩치는 인간들입니다. 인간이 거듭나야 합니다.

인간의 변화 없이는 세계는 희망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인간이 순해지면 자연도 순해지고 인간의 세계가 서면 자연도 엉뚱한 일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인격의 변화는 절대 가치를 주신 예수께 나와 자기를 소멸할 때 가능합니다.

고체화된 얼음이 더울 때는 녹습니다. 얼음같이 굳은 자아를 성령의 능력으로 액체화하는 것이 곧 자기 소멸입니다. 현대인은 세상에서 자기를 찾으려다 오히려 갈기갈기 찢긴 몸이 되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자기를 세우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여기서 우리는 돌아서야 합니다. 찢긴 몸이라도 좋으니 내 모습 이대로 주님 앞에 나와야 합니다.

물과 성령으로 거듭나야 이 세상이 바로 될 것을 알고 계신 주님의 말씀을 경청해야 할 때가 왔습니다. 인간의 노력은 해산할 능력을 잃은 채 열 달, 열한 달, 배만 불러오게 하여 언제 세계가 터질지 모르게 할 뿐입니다. 인간이 바로 될 때 세계가 바로 된다는 것은 너무나 평범한 진리입니다.

/송정용 광주 산성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