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 유월절이 있는 것처럼, 우리나라에는 광복절이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유월절은 사실은 부끄러운 유월절이 아닙니다. 이스라엘 초기의 소수부족으로는 결코 한 국가로 성장하기 전에 어느 부족에게 먹혀들어갈지 모르는 약소 이민 민족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소수부족으로 살아남는 방법이 강대국의 우산 밑에서 번식해 가는 길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되어 애굽에서 그들은 자라났고 강성하여졌으며, 따라서 어떤 강력한 부족을 만나더라도 물리칠 수 있는 힘 있는 무리로 성장하였던 것입니다.

그때에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출애굽을 명령하셨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광복절은 그런 당연한 유월절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었습니다. 이미 5000년 동안 한 번도 없었던 굴욕의 역사를 뒤집어 쓴 사건입니다. 5000년 동안 우리나라는 산전 수전, 응전과 도전의 역사를 넘나들면서 끈질긴 생명력을 유지해 왔던 민족입니다.

그런 민족이기 때문에 100년 전에도 그와 같은 생명력을 당연히 지켜 내야 했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허우적거리다가 결국은 일본의 먹이가 된 부끄러운 역사를 만들어 내고 말았습니다.

우리는 애굽에서 이스라엘의 통곡소리가 하늘에 닿아서 유월절을 맞이했던 것처럼 우리의 통곡도 하늘에 닿아 광복절의 눈물겨운 감격의 날을 맞이하게 된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것은 우리 민족의 힘으로 얻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우리 민족이 한 일이란 감옥에서 맞아 죽고 이국에서 굶어 죽고, 독립운동하다 죽은 일밖에는 없습니다.

이렇게 무력하게 쓰러져 갔지만 그러한 죽음들은 나약한 민족의 서글픈 죽음으로 보일지 몰라도 그것을 보고 계시는 하나님의 자비의 손길은 멀리 있지 않았습니다. 천고청비의 하나님은 우리 민족의 소리를 들으시고 오늘의 우리의 우방이 된 미국을 들어 이 나라에 독립을 찾아 주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뜻 깊은 광복절을 우리가 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

오늘도, 정신 차려야 할 100년 전의 모습이나 오늘의 모습이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100년 전 일본, 소련, 중국의 틈바구니에서 어려운 외교로 탈출구를 찾아보려 했지만 길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웃을 믿을 수 없어 멀리 미국의 도움을 바랐지만, 미국은 필리핀을 먹는 대신 일본이 한국을 접수하는 것을 눈감아 버렸던 것입니다.

언제나 국제사회는 자기 이익과 힘센 자의 편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럴 때 어떻게 하라고 성경은 명령합니까? 그때 종살이 때의 힘들었던 것을 생각하여서 하나님을 경외하라고 하였습니다. 하나님만 잘 경외하면 거기에 다 잘사는 길이 열려 있습니다. 근면도, 근검도, 경성함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웃과 더불어 상생하는 정신도, 나라 사랑하는 정신도 거기에 있습니다. 감사하는 마음도 거기에 있습니다. 그래서 잘 살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이 유월절을 지키듯이 우리의 광복절도 성경적으로 잘 지키면 복이 됩니다. 날마다 하나님이 주신 복을 생각하면서 감사하고 하나님께 영광 돌리고 살아야 합니다. 주신 복을 세어보면서 살아야 합니다.

/송정용 광주산성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