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생산 전국 20% ‘農道’
인구·소득은 갈수록 줄어
2010년 08월 25일(수) 00:00 가가
전남 편 <제1부> 농업·산업
전남지역 농민들은 매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한다. 쌀 소비가 감소하면서 쌀값은 매년 하락세를 보이는데다, 각종 농자재값 상승 등 농사여건은 악화되고 있다. 농산물 시장 개방에 따른 경쟁도 농민들을 압박, 힘들게 하고 있다. <광주일보 자료사진>
전남지역에서 지난해 1억원 이상 고소득을 올린 농가는 1483곳이다. 1억원 이상 2억원 미만 벌어들인 농가가 1169곳(81.3%)으로 가장 많고 2억∼3억원 미만이 165곳(11.5%), 3억∼5억 미만 66곳(4.6%), 10억원 이상 벌어들인 농가도 6곳에 달한다. 수치상으로는 지난 2008년(990명)에 비해 448명(45%)이나 증가한 수치다.
연봉 1억원이 성공한 직장인의 상징으로 간주되면서 봉급생활자의 꿈이라면 ‘부농(富農)’은 농사를 짓는 모든 이들의 ‘꿈’이다. 이들의 성공 사례는 그만큼 농업에서도 얼마든지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그러나 이는 전남의 전체 농가 인구의 3.50%에 불과한 수치에 불과하다. 숫적으로 부농은 늘어가고 있으나 농촌을 떠나는 농민의 수가 급증하고 있으며, 연수입 2000만원 미만의 빈농도 여전히 높은 비율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 열악한 전남의 농촌 현실=전남도가 24일 파악한 농가 인구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42만5000명. 지난 2007년(45만2000명), 2008년(43만9000명)에 견줘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내 인구 193만400명 중 차지하는 농가 인구 비율은 22%로 전국 1위다.
경지 면적도 총 31만ha로 전국 16개 시·도 중 경북에 이어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재배작물 전체를 보더라도 식량작물의 경우 115만8000t을 생산해 전국 생산량의 20%를 차지하고 경제 작물은 227만3000t으로 전국 생산량의 22%를 차지하는 등 전국의 20% 이상을 생산하는 식량 공급기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예컨대 쌀은 전국의 19%, 보리(50%), 양파(53%), 마늘(37%), 멜론(39%), 매실(46%), 배(23%), 참다래(49%), 콩(18%), 녹차(54%), 배추(26%) 등을 차지하고 있다. ‘농도(農道) 전남’으로 불리는 이유다.
반면, 농가소득은 전국에서 가장 낮다. 통계청이 내놓은 ‘농가 및 어가경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남 농가의 평균 소득은 2521만6000원으로 전국평균(3081만4000원)에 턱없이 못 미친다. 2007년 2754만5000원, 2008년 2634만9000원 등 3년 연속 줄어들었다.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은 벼농사를 많이 하고 있다(19만9000ha)는 게 통계청의 분석이다.
여기에 비료·농자재 값 인상, 유가상승에다 각종 생활물가 상승으로 농가 가계 지출은 늘어나는 반면, 주소득원인 쌀값마저 하락세를 멈추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가뜩이나 힘든 농민들의 어깨가 처질 수밖에 없다.
현실이 이러니 미래에 대한 전망도 불투명할 수밖에 없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해 말 전국 도시민 1500명, 농민 906명, 전문가 64명 등 2470명에 대해 실시한 ‘농업·농촌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결과’에 따르면 10년 후 농촌이 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답한 농민은 48.9%에 달했다. ‘살기 좋아질 것’(25.0%)이라는 답변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농촌경제연구원은 “도시민 중 학생과 화이트칼라 계층은 10년 뒤 농촌생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상대적으로 높았다”고 설명했다.
젊은층이 몰려들기는커녕, 떠나가기만 하니 힘없는 노인들만 농촌을 지킬 수밖에 없다. 전남의 65세 이상 노인이 34만8239명. 주민 191만3004명의 18.2%로 노인인구 비율 전국 1위인 이유다.
◇ 친환경이 대세?=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농민들이 생각하는 가장 큰 농가 경영 위협 요인으로 ‘생산비 증가(32.0%)’,‘인력부족(19.5%)’,‘판로확보난(14.2%)’,‘시장개방과 수입확대(11.4%)’등을 꼽았다고 밝혔다.
특히 농민들은 중·장기 농촌 발전을 위해 ‘소득 안정’을 첫 손에 꼽았다. 전남도도 지역농가 경제를 안정시켜 ‘빈곤의 악순환’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친환경농업을 추진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친환경 농업은 ‘생명식품산업 1차 5개년 계획’을 수립해 경지면적의 33.8%(10만4682ha)를 친환경농업으로 바꿨다. 이로 인해 2조6078억원의 경제적 유발효과를 거뒀다고 했다.
이를 계기로 지난 2월에는 ‘생명식품산업 육성 2차 5개년 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친환경 농업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는 게 전남도의 판단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서울 및 6대 도시 거주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녹색 소비에 관한 소비자 인식’을 조사한 결과, 소비자의 54.8%가 ‘친환경 상품을 즐겨 구매한다’고 응답할 정도로 선호도도 높다.
반면 농민들은 여전히 머뭇거리고 있다. 인력도 없는데다, 고령화까지 겹친 탓에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고 친환경 학교 급식을 추진하겠다고 하는 등 좋은 환경에도 불구하고 선뜻 친환경 농업으로 전환하기 두렵다는 것이다. 여전히 관행 농업을 고수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인 것으로 농업전문가들은 파악하고 있다.
정부의 농업·농촌에 대한 관심 및 지원이 불충분하다는 인식도 깔려있는 것도 한 몫하고 있다.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판로 확보 문제도 여전하다. 광주신세계의 경우 이마트 친환경 농산물코너에서 판매되는 70여 가지 농산물 중 광주·전남에서 생산되는 것은 20∼30% 수준에 불과하다. 백화점은 전체 60여 개 품목 중 광주·전남 생산품은 30∼40%에 그치고 있다.
/김지을기자 dok2000@kwangju.co.kr
연봉 1억원이 성공한 직장인의 상징으로 간주되면서 봉급생활자의 꿈이라면 ‘부농(富農)’은 농사를 짓는 모든 이들의 ‘꿈’이다. 이들의 성공 사례는 그만큼 농업에서도 얼마든지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 열악한 전남의 농촌 현실=전남도가 24일 파악한 농가 인구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42만5000명. 지난 2007년(45만2000명), 2008년(43만9000명)에 견줘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내 인구 193만400명 중 차지하는 농가 인구 비율은 22%로 전국 1위다.
여기에 비료·농자재 값 인상, 유가상승에다 각종 생활물가 상승으로 농가 가계 지출은 늘어나는 반면, 주소득원인 쌀값마저 하락세를 멈추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가뜩이나 힘든 농민들의 어깨가 처질 수밖에 없다.
현실이 이러니 미래에 대한 전망도 불투명할 수밖에 없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해 말 전국 도시민 1500명, 농민 906명, 전문가 64명 등 2470명에 대해 실시한 ‘농업·농촌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결과’에 따르면 10년 후 농촌이 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답한 농민은 48.9%에 달했다. ‘살기 좋아질 것’(25.0%)이라는 답변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농촌경제연구원은 “도시민 중 학생과 화이트칼라 계층은 10년 뒤 농촌생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상대적으로 높았다”고 설명했다.
젊은층이 몰려들기는커녕, 떠나가기만 하니 힘없는 노인들만 농촌을 지킬 수밖에 없다. 전남의 65세 이상 노인이 34만8239명. 주민 191만3004명의 18.2%로 노인인구 비율 전국 1위인 이유다.
◇ 친환경이 대세?=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농민들이 생각하는 가장 큰 농가 경영 위협 요인으로 ‘생산비 증가(32.0%)’,‘인력부족(19.5%)’,‘판로확보난(14.2%)’,‘시장개방과 수입확대(11.4%)’등을 꼽았다고 밝혔다.
특히 농민들은 중·장기 농촌 발전을 위해 ‘소득 안정’을 첫 손에 꼽았다. 전남도도 지역농가 경제를 안정시켜 ‘빈곤의 악순환’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친환경농업을 추진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친환경 농업은 ‘생명식품산업 1차 5개년 계획’을 수립해 경지면적의 33.8%(10만4682ha)를 친환경농업으로 바꿨다. 이로 인해 2조6078억원의 경제적 유발효과를 거뒀다고 했다.
이를 계기로 지난 2월에는 ‘생명식품산업 육성 2차 5개년 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친환경 농업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는 게 전남도의 판단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서울 및 6대 도시 거주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녹색 소비에 관한 소비자 인식’을 조사한 결과, 소비자의 54.8%가 ‘친환경 상품을 즐겨 구매한다’고 응답할 정도로 선호도도 높다.
반면 농민들은 여전히 머뭇거리고 있다. 인력도 없는데다, 고령화까지 겹친 탓에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고 친환경 학교 급식을 추진하겠다고 하는 등 좋은 환경에도 불구하고 선뜻 친환경 농업으로 전환하기 두렵다는 것이다. 여전히 관행 농업을 고수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인 것으로 농업전문가들은 파악하고 있다.
정부의 농업·농촌에 대한 관심 및 지원이 불충분하다는 인식도 깔려있는 것도 한 몫하고 있다.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판로 확보 문제도 여전하다. 광주신세계의 경우 이마트 친환경 농산물코너에서 판매되는 70여 가지 농산물 중 광주·전남에서 생산되는 것은 20∼30% 수준에 불과하다. 백화점은 전체 60여 개 품목 중 광주·전남 생산품은 30∼40%에 그치고 있다.
/김지을기자 dok2000@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