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해외봉사단의 일원으로 지난달 4박 5일 일정으로 몽골에 다녀왔다.

전남대 치의학전문대학원 교수진과 학생, 현지 울란바토르의 Health Science University 치과대학 의료진과 공동으로 꾸린 40여명 규모의 봉사팀 함께 울란바토르 인근 빈민가를 순회 진료했다.

울란바토르는 몽골의 수도로 가장 번화한 도시였지만 풍광은 우리나라의 70년대를 연상케 했다. 의료환경이 생각보다 열악했고 봉사팀이 진료소를 마련했던 빈민가의 생활환경 역시 녹록지 않았다.

몰려드는 환자에 쉬는 시간까지 줄여 진료했지만 모두 돌보지 못하고 하루 120여명 정도 밖에 진료할 수 없어 안타까웠다.

과거 동유럽과 아시아를 아우르는 대제국을 건설했던 몽골의 현재는 이렇듯 고단해 보였다. 하지만, 며칠간 현지 의료진과 생활하고 진료하면서 몽골에 대한 생각이 확 바뀌었다. 칭기스칸 후예들의 능력과 열정, 사명감에서 장밋빛 미래의 몽골을 보았다. 그리고 그들의 눈빛 등 외모에서 뿜어나오는 카리스마에 반하고 말았다.

Health Science University 치과대학은 지난 2008년부터 전남대 치의학전문대학원과 학술교류협정을 맺고 있어, 본교 병원에서 몽골 교수진과 학생들을 자주 접했었다. 이번 봉사를 함께 한 현지 치과대학 교수님들과 학생들도 한국 등 해외에서 장단기 연수를 했다고 한다. 이들은 영어, 스페인어, 러시아어에 능통했다. 한국에 단기 연수를 다녀왔던 학생들은 한국어까지 곧잘 했다. 진료 첫날 숙소를 안내하기 위해 동행했던 한 젊은 교수님은 사명감이 대단했다.

“몽골을 선진국 대열에 올려놓기 위해 해외에서 공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어떻게 지금의 모습으로 발전했는지 많이 궁금해 했으며, 이 교수님뿐만 아니라 많은 몽골의 학생들에게서 나라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들은 몽골에서 혜택받은 사람들이라고 한다. 가정 형편이 좋은 덕에 치과대학에 진학했고 또 해외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도 가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의 안위만 생각하지 않았다. 많이 배워 베풀겠다는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 정신으로 똘똘 뭉쳐 있었다.

이들의 모습에서 자연스레 70년대 우리들의 모습이 오버랩됐다. 우리도 저렇게 사명감과 열정에 넘쳐 있었던 적이 있다. 앞만 보고 달려와서 지금의 번영을 이뤄냈다. 젊은 열정이 있었고 썩 괜찮은 지도자도 있었다.

지금 몽골도 젊은 40대 대통령의 지도 아래 희망찬 미래를 건설해 가는 중이다. 교육열이 우리 못지 않게 뜨겁다. 학생들은 물론 교수님들의 배우려는 의지도 남다르다. 우리와 함께 의료봉사팀에 참여했던 이들이 바로 몽골의 미래였다. 지금은 인구 300만, GNP 1500 달러가 채 안 되는 소국이지만 대제국의 꿈을 다시 꾸고 있는 것이다.

전남대 치의학전문대학원은 앞으로도 꾸준히 몽골 치과의사들과 학생들에 대한 교육 기회를 가지고 교류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신축중인 울란바토르 치과대학병원 내에 전남대 치과진료실도 마련한다고 한다. 교육 여건이 열악해 치의학 임상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현지 치과대학생들을 위한 임상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해서이다.

봉사활동 마지막날 이 대학 학장은 우리 봉사팀을 위해 성대한 바비큐 파티를 마련해 주었다. 몽골의 웅장한 대자연과 은하수, 또 칭기스칸의 후예들과 함께 한 소중한 시간이었다. 더불어 이번 봉사를 통해 베풀고 나누는 일이 주는 충만한 기쁨을 다시 한 번 만끽할 수 있었다.

/방몽숙 전남대치과병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