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전후로 머리와 가슴이 짓눌리고, 소화도 안 되고, 손발마비, 가슴 두근거림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주부들이 늘어난다.

시댁과 친척들에게서 겪을 정신적, 육체적 피로에 스트레스가 더하면서 몸이 아파옴과 동시에 우울증까지 드러내는 스트레스성 질환인 ‘명절 증후군’ 탓이다.

명절 전후 2∼3일에 가장 심하고 명절이 지나고 나면 대개 풀리는데, 2주 이상 증상이 지속될 경우 주부 우울증으로 진행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명절 증후군 예방을 위해서는 남성들이 설 연휴 동안 가사 노동을 분담하는 등 적극적으로 아내를 돕고 긍정적인 대화를 통해 가족 간의 갈등을 해소하는 게 좋다.

명절 연휴 동안의 흐트러진 생활 리듬과 도로 위에서의 교통 체증은 몸을 젖은 솜뭉치처럼 무겁게 만든다. 피로로 인해 입맛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낮에도 꾸벅꾸벅 졸기 일쑤.

아로마 요법이 피로를 푸는 방법이 된다. 욕조에 물을 받아 로즈마리와 제라늄을 3방울씩 타서 입욕하면 긴장감이 풀어지면서 몸이 편안해진다.

가벼운 감기몸살 기운까지 나타났다면 라벤더 5∼6방울을 넣고 입욕하면 된다. 일상 복귀에 대한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심하다면 베르가못, 카모마일, 라벤더, 로즈, 재스민 가운데 한두 가지를 섞어 사용한다.

연휴 동안 수면 패턴이 바뀌면 일상 복귀 후 낮 졸림증이 심해지고, 밤에 잠이 안 오는 불면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방치하면 불면증이 일상화될 수 있으므로 둥굴레차와 산조인차에서 해법을 찾아본다. 둥굴레와 야생대추의 씨를 말린 산조인은 중추신경계를 안정시켜 불면증과 정신불안을 진정시킨다. 둥굴레는 보리차처럼 엷게 끓여 마신다.

백합 20g, 볶은 산조인 40g에 물 2사발을 붓고 2시간 정도 달인 뒤 3분의 1로 졸면 하루 3∼5회 나누어 마신다. 짠 음식, 커피, 홍차 등 카페인 음료, 술은 피한다. 침구를 파란색 계열로 바꿔주는 것도 좋다. 파란색은 불안정한 시각을 안정시켜 주어 혈압을 떨어뜨리고 마음을 가라앉혀 줌으로써 안정된 수면 분위기를 조성한다.

주부의 경우 추석 연휴기간 동안 고된 부엌일 때문에 근육통이 생기기 쉽다. 이럴 때는 전통적인 민간 통증 치료법인 찜질로 회복을 꾀해본다.

늙은 호박을 이용한 찜질이 도움이 된다. 늙은 호박은 혈액순환을 촉진해 근육 구석구석에 영양을 공급함으로써 근육 피로를 빨리 풀어준다.

늙은 호박을 껍질째 쪄서 으깬 것을 거즈에 싸서 조금 식으면 아픈 부위에 바른다. 호박 거즈가 차가워지면 따뜻한 것으로 바꿔 한번 더 붙여준다. 이를 하루에 2∼3회 실시한다. 특히 어깨와 목선에 근육통이 느껴지는 경우에는 생강찜질이 좋다. 생강 15g과 양파 반쪽을 강판에 갈아 일본된장과 섞어 거즈에 싸서 환부에 붙이면 된다.

오랜 시간 음식을 준비하다 보면 팔과 어깨를 많이 쓰게 되고 어깨도 자주 결리게 된다. 이때 목 뒤 끝 부분과 어깻죽지의 중간 부분인 ‘견정혈’을 눌러주면 시원해진다. 어깨 지압 전에 뜨거운 물수건을 대 근육을 이완시킨다. 어깨에 손바닥을 대고 엄지손가락으로 견정혈을 주무르듯 누른다. 목이나 어깨뼈를 같이 눌러주면 더욱 좋다.

〈강채미 박달나무 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