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초 법무부는 ‘플리바게닝’(Plea Bargaining·사법협조자 형벌감면제) 도입, 참고인 출석의무제·사법방해죄 신설, 영상녹화물의 증거능력 부여, 피해자 재판 참여 등 수사 효율성 제고 및 피해자 보호를 주요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 시안을 발표하였다.

같은 시기에 일부 학계에서는 위법수집증거배제원칙 적용범위 확대, 영상녹화물의 증거사용 제한, 재정신청권자 고발인으로 확대 및 검찰항고전치주의 폐지, 법원의 구속집행정지 및 구속취소결정에 대한 검사의 즉시항고권 폐지, 국민참여재판에 대한 검사의 항소제한 등 수사·재판에 대한 검찰의 권한 축소를 주요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시안을 제시하였다.

이같이 상반된 위 두 의견에 대해 여론도 나뉘어 있다. 즉, 한쪽에서는 검찰은 국가 법질서 확립을 위해 존재하므로 검찰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또 다른 한 쪽에서는 검찰이 정치 지향적이고, 특정 세력을 위해 권한을 행사하므로 검찰 권한을 축소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드높이고 있다.

이에 대해 필자는 국가 기관에 어떤 권한을 어느 정도 부여할지는 그 기관의 존재 목적에 따라 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부여되어지는 권한의 특성에 따라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면 적절한 선에서 조정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위와 같은 상반된 두 의견 모두 검찰의 존재 목적 달성 내지 검찰 권한의 적절한 통제라는 나름의 정당한 근거를 갖고 있기 때문에, 두 의견은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그러나 일부 학계가 검찰 권한을 통제한다는 명목 아래 위와 같이 국민참여재판에 대한 검사의 항소권 제한 등과 같은 검찰 권한을 축소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시안을 낸 것은 과연 적절한지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지면관계상 양쪽의 주장에 대해 구체적인 타당성을 논하기 어려우나, 필자의 생각으로는 검찰 권한을 축소한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검찰에게 권한이 남아 있는 한 그 통제의 필요성은 계속 남게 된다.

반면, 검찰 권한 축소로 인해 많은 범죄 피해자들이 또 다른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고, 또한 검찰권의 약화로 국가의 범죄 대응능력 약화라는 또 다른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검찰 권한을 통제해야 한다는 논리가, 곧바로 검찰 권한을 축소해야 한다는 논리로 연결되어서는 안 된다.

즉, 검찰 권한의 강화 내지 축소는 검찰의 존재 목적에 맞게 부여하되, 검찰권한의 통제는 검찰에 부여된 권한이 제대로 행사되지 못할 때 이를 시정하거나,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적절하고도, 효율적인 절차를 마련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본다.

국가 형사사법체계의 근간이 되는 형사소송법 개정이라는 중요한 문제를 앞두고, 국가의 지혜를 모아 모든 국민들이 동의하고, 만족할 수 있는 효율적이고도 합리적인 방향으로 법 개정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권오성 광주지검 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