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과 8월 각각 2주에 걸쳐 전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2학년에 재학중인 두 학생의 실무수습을 지도하였다. 유난히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매일 사무실에 나와서 소송기록을 검토하고 준비서면을 작성하는 등 열심히 실무수습에 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처음에 법학전문대학생들의 실무수습 지도를 맡기로 하면서 그 수습 내용에 대해 생각해보았으나 별 묘안이 없어서 종래 사법연수생들에게 하던 방식대로 소송기록을 검토시키고 준비서면을 작성하도록 하는 수밖에 없었다.

다만, 아직 법률지식이 많지 않은 대학원 2학년 학생들임을 감안하여 복잡하게 사실관계가 얽힌 소송을 피해서 비교적 단순한 법률문제를 가진 소송기록을 검토하도록 배려하였다.

학생들을 맞으면서 수습장소로 서울의 유명 로펌이 아닌 지방의 로펌을 택한 이유를 물어보았더니, 작은 사무실에서 수습하는 것이 변호사 사무실의 실체를 파악하기 쉽다고 생각했다는 대답이었다. 일리 있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서울의 유명 로펌들은 짜임새 있는 프로그램을 가지고 실무수습 준비를 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있는 터라, 학생들이 땀흘린 만큼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인지 걱정스러운 마음을 거둘 수 없었다.

그러고 보니 법학전문대학원이 발족하여 1년6개월이 지나고 첫 수료생 배출이 1년6개월 앞으로 닥쳤는데, 법원이나 검찰 그리고 변호사회는 이에 대하여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최근에야 이들 첫 수료생들의 변호사자격시험이 2012년 3월에 있고 4월에 합격자발표를 할 예정이라는 뉴스가 나왔을 뿐이다.

과거 사법시험 합격자들은 대개 최소한 법과대학 4년을 마치고 사법연수원 수습 2년을 마치고 나서야 법조인의 자격을 취득하고 변호사 개업을 할 수 있었다.

법과대학 4년의 학습도 중요하지만 사법연수원 수습 2년의 기간이 얼마나 소중했던지 생각해보면 사법연수원 교육 없는 변호사라는 것이 어떤 모습이 될지 걱정이 앞선다.

물론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실무교수님 등이 최선을 다해 충실한 교육을 하시겠지만, 사법연수원 수습을 대체하기에는 법학전문대학원 3년의 과정이 아무래도 너무 짧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어떤 형태로든 변호사 자격 취득 후 최소한의 실무수습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데, 이에 대한 준비가 시급히 요청된다.

법학전문대학원을 도입하자고 목소리를 높인 분들은 이에 대해 어떤 대비책을 생각해 두고 있는지 궁금하다. “전에 없는 대혼란이 코앞으로 닥쳐왔는데 대비는 전무(全無)하다”는 우려를 어떻게 기우로 끝낼 수 있을까?

실무수습을 마친 두 학생 중 한 명은 외고 시절 중국어를 전공하였고 다른 한 명은 대학에서 철학과를 전공한 재원들이었다.

이들을 보면서 법학전문대학원 제도가 의도한 다양한 전공자들의 변호사화는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물론 우여곡절과 시행착오가 많을 것이지만 말이다.

이들이 훌륭한 변호사로 성장하는 날 한국의 법조는 세계 속의 법조로 재탄생하게 될 것이고, 한국의 법조인은 법조라는 울타리를 넘어 법조유사직역(변리사, 세무사 등)을 흡수하고, 행정부의 법무담당은 물론 기업자문, 기업경영, 국제기구 등에 다양하게 진출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

/이근우 광주지방변호사회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