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 (데살로니가전서 5:16-18)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너무나 잘 아는 말씀입니다. 웬만한 교인이라면 누구나 외우고 있는 말씀입니다. 간단해서 외우기도 쉽습니다. 한 번 듣고도 외울 수 있습니다. 말을 조금만 바꾸면 더 쉽습니다. 앞에 나오는 말을 항상으로만 쓰면, “항상 기뻐하라, 항상 기도하라, 항상 감사하라”라고 하면 더 쉽습니다. 그렇다고 의미가 많이 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외우는 것은 쉽기는 한데,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해 보면 쉬울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항상 기뻐하라’-‘희로애락’이 보통 인간 생활에 수시로 일어나는 순환정서인데 어떻게 ‘희’의 정서만으로 살아가라는 것일까요! 1분 후에 일어날 일도 모르고 사는 것이 인생입니다. 올 여름 날씨만큼이나 변덕이 심합니다. 금방 웃었더니 조금 후에 힘든 일이 생깁니다. 그 웃음소리가 분노의 잔을 가져오기도 합니다.

일전에 어떤 청년이 가난한 살림에도 웃음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가정의 행복을 보고 분이 나서 그들을 흉기로 죽였다는 소식을 들은 우리는 경악하였습니다. 이런 일이 발생했는데도 기뻐하고 감사하라는 것인데, 어떻게 가능할까요.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할 수 있는 일이니까 하나님이 명령하신 것이지, 할 수 없는 일을 하라고 하신 것은 아닐 것이며, 어떻게 하든지 순종하여야 합니다. 이 말씀에는 꼭 실천하면서 살아야 할 이유가 첨부되어 있는데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인데 무엇이라 반기를 들 수 있겠습니까.

말하자면 하나님이 우리의 감정을 기뻐하고, 기도하고, 감사하게 조절해 놓았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기도하는 모드로 언제나 조절되어 있어야 하고, 기뻐하고 감사하는 모드로 조율되어 있어야 하겠습니다.

‘피아노 조율한다’는 말을 합니다. 피아노만 아니고 모든 악기들의 현은 쓸 때마다 조율해야 합니다. 조율이 제대로 안 되어 있으면 제소리가 안 나오기 때문에 악기 사용자들은 민감합니다.

하물며 사람은 어떻겠습니까! 악기보다는 훨씬 더 흐트러지는 것이 인간 감정입니다. 악기는 기계라도 그러는데 인간은 감정의 동물입니다. 감정은 수시로 그 현이 흐트러집니다. 금방 교만하고, 금방 시기가 오고, 금방 원망이 오고, 금방 낙심이 오고 하여 평소의 마음을 번번이 잃게 됩니다. 욥은 그런 자신을 잘 알았습니다. 그래서 아침마다 기도하고 바로 세우고 했지만, 특별히 잔치가 있었던 다음날에는 반드시 자신을 다시 조율하는 시간을 하나님 앞에서 가졌던 것이고, 그러므로 그는 의인이라는 말을 듣고 살았습니다.

언제든지 마음에 기쁨이 없어지면 자기 조율에 들어가야 합니다. 언제든지 모든 일에 감사하는 마음이 없어지면, 자기 조율에 들어가야 합니다.

‘항상 기뻐하라’는 것은 이 세상 일로 인하여 기쁜 감정을 항상 유지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세상일에 감정을 맞추다 보면 결코 항상 기뻐할 수 없습니다. ‘희로애락 애오욕’의 칠정의 물결이 계속 순환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에게 하나님께서 관점의 변화를 요구하고 계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세상의 것에 기대어 살지 말라는 것입니다. 지나가는 것이고,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된 것이라는 지시인 것입니다.

/송정용 광주 산성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