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의 눈부신 발전은 의학 분야를 덩달아 빠른 속도로 발전하게 한다. 안과 치료 역시 변화에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시력 교정술 역시 안경을 끼는 것 외엔 방도가 없던 시대가 엊그제 같으나 벌써 레이저를 이용한 인트라 라식이나 안내 렌즈 삽입술 등 새로운 수술법이 각광받고 있다.

시력교정술의 빠르고 획기적인 진보는 엄격한 신체검사를 요구하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기준마저 흔들어 놨다. 무중력 상태, 적은 산소량, 건조한 공기 등 우주 공간의 각종 악조건을 견뎌야 하는 우주비행사에게 시력교정술이 허락됐다는 것은 그만큼 수술 안전성을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NASA의 안과분야 컨설턴트 Steven C. Schallhorn박사는 2007년에 발표한 ‘Corneal Refractive Surgery’라는 제목을 가진 프리젠테이션에서 ‘Femtosecond Laser’와 ‘Wavefront-Guided 테크놀로지’를 이용한 방대한 테스트와 최상의 결과들에 주목했다. 그리고 이 두 가지가 우주인의 시력을 교정하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시술과정을 제공하는 핵심 테크놀로지라고 확신했다.

이 같은 NASA의 입장 변화에 영향을 미친 중요한 기술을 간략히 설명해보겠다. ‘펨토세컨 레이저’는 수술시 각막을 깎는 도구가 칼날에서 레이저로 바뀌면서 두께를 마이크로미터(μm·100만 분의 1m) 단위로 의사가 조절할 수 있는 것이고, ‘Wavefront-Guided 테크놀로지’는 안구 전체의 수차를 정확하게 분석해내어 진정한 맞춤라식(Customized-Wavefront)을 실현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두 가지의 신기술로써 개인의 맞춤시력교정이 가능해 진 것이다. 이 기술을 통합해 수술하는 것을 ‘아이라식’이라고 한다.

아이라식의 장점은 훌륭한 시력 교정 결과뿐만이 아니다. 라식의 부작용으로 가장 크게 꼽혔던 ‘야간 빛 번짐’ 현상이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빛 번짐 현상은 눈을 구성하는 수정체와 유리체, 망막 등의 ‘광학시스템’에서 발생되는 빛의 뒤틀림 현상과 지문만큼 다양한 개개인의 각막 굴곡의 값(즉, 고위수차)을 정확히 측정하지 못한 채 교정수술을 하면서 생긴 부작용이다. 따라서 가장 이상적인 시력교정 결과를 얻으려면 각막의 모든 굴곡과 각막에서 망막까지의 빛 전달 도중에 존재하는 미세한 부분도 계산해야 한다. 이제는 아이라식을 통해 고위수차를 계산해낼 수 있게 되었다.

개인의 시력 문제점을 정확하고 정밀하게 분석해내어 맞춤교정을 할 수 있는 시대이다. 하지만 의학이 일반 과학과 다른 점은 의사의 숙련과 경험이 최첨단 장비보다 중요하다는 점일 것이다. 의사의 경험은 수많은 환자를 대하면서 오랜 시간 쌓여가는 것이지 한순간에 얻어질 수는 없다. 따라서 의사의 경험과 숙련이, 최첨단 장비 등과 조화를 이뤄야만 환자에게 최선의 수술 결과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의학이 과학의 발전 속도와 비슷해져 가고 있는 요즘, 그 속도에 뒤처지지 않도록 의사인 스스로에게 늘 채찍질을 해야 하는 시대가 드디어 온 것이다.

/윤장현 아이안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