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도둑’, 무슨 뜻일까요? 흔히 도둑이라고 하면 남의 물건을 훔치는 사람을 뜻하는 말이지만, 최근엔 물건 만이 아니라 남의 지식을 훔치는 ‘지식 도둑’이 점차 늘어가고 있습니다. 가깝게는 나 자신부터 멀게는 많은 수의 국민이 ‘지식 도둑’이 되어 가고 있는데,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지식 도둑’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례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첫째, 속칭 ‘짝퉁’이라고 하는 유명상표를 위조하여 진품과 유사하게 제작하여 판매하는 사례가 있습니다. 최근에는 점포만이 아니라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극성스럽게 판매되고 있는데, 상표법위반사범으로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됩니다.

둘째, 컴퓨터 프로그램을 정품 구매 대신 불법복제로 이용하는 경우로서 개인이 아닌 사업자가 업무상 사용하는 경우입니다.

셋째, 영화·음악 등 각종 콘텐츠를 공유하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파일을 업로드하는 경우가 있는데, 둘째와 셋째의 경우는 저작권법위반사범으로서 역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됩니다.

지식재산권 전담 검사인 필자의 경우 위와 같은 사례는 아주 쉽게 접할 수 있는 사례이고, 흔치 않게는 특허법, 실용신안법위반이나 디자인보호법위반 등의 사례도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고, 별다른 죄의식 없이 이루어지는 일들인데 왜 위와 같은 행위들이 문제가 되는 걸까요?

첫째, 위와 같은 행위들은 국내외 산업발전의 저해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개발자가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연구·투자한 지식재산이 간단히 모방되어 그 성과가 침해될 경우 개발의욕을 상실시켜 결국 국내외 산업발전을 저해하는 원인이 되는 것이지요.

둘째, 건전한 상거래 질서 확립에 저해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모방자 또는 위조자가 자신이 개발한 지식재산인 것처럼 유통시킨다면 건전한 상거래질서를 해할 우려가 있고, 소비자로 하여금 품질이 좋은 유명 상표로 오인하여 혼동구매를 하도록 할 우려가 있겠지요.

셋째, 대한민국의 대외신인도를 떨어뜨리는 면이 있습니다. 우리의 유명상품이 중국에서 ‘짝퉁’으로 유통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깝게 생각하였을 텐데, 우리가 바로 ‘어글리 코리언(ugly korean)’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광주지검에서는 인터넷 쇼핑몰을 통하여 속칭 ‘짝퉁’ 제품을 대량 판매한 상표법위반사범 등을 꾸준히 단속하여 올해 58명(42건)을 단속했지만, 발생하는 숫자에 비하면 절대 역부족인 상태입니다.

최근에는 ‘굿 다운로더(good downloader) 운동’ 등 지식재산권 침해를 방지하기 위한 다양한 홍보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지식재산권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가 팽배한 것 같습니다.

‘지식 도둑’이 되지 않기 위해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지식재산권 지킴이 활동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첫째, 속칭 ‘짝퉁’ 상품을 구입하지 않는다면 판매자도 없어지겠지요? 둘째, 컴퓨터 프로그램은 정품을 구입합시다. 셋째, 인터넷 사이트에서 포인트를 얻기 위해 영화·음악 등의 파일을 업로드하지 않도록 합시다.

우리가 죄의식 없이하는 ‘짝퉁’ 구입행위나, 인터넷 사이트에서 하는 클릭 한 번, 업로드 한 번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우리 국민 한 명 한 명이 세련된 법의식으로 무장하여 서로의 지식재산권을 지켜준다면 우리나라에서 ‘지식 도둑’이 사라지는 날도 곧 오리라 기대해봅니다.

/노진영 광주지검 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