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은 강추위와 폭설로 인해 감기를 비롯한 각종 호흡기 질환이 유행했다.

‘만병의 근원이 감기’라는 말처럼 여러 가지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는 최고의 방법은 감기를 예방하는데 있고, 특히 영유아 또는 소아의 경우 감기로 인해 만성 비염, 중이염, 모세기관지염 및 폐렴으로 발전하기 쉽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감기는 의학용어로 ‘비인두염’이라고 하는데, 주로 바이러스 때문에 코와 인두에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열이 나는 경우가 많고 콧물이나 기침, 가래 등의 증상과 함께 입맛이 떨어지거나 근육통 등의 전신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감기를 일으키는 원인은 대부분 바이러스다. 간혹 세균이나 마이코플라즈마 등도 감기를 일으키지만 바이러스가 주된 원인이다. 그러나 바이러스가 몸속에 침입했다고 모두 감기에 걸리지는 않는다. 자신의 면역체계가 튼튼하다면 바이러스를 한 바가지 마셔도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

한의학에서는 인체의 건강을 지켜주는 이러한 면역력을 원기(元氣)라고 한다. 원기는 폐에서 비롯되는데, 폐는 인체의 모든 기를 주관하는 동시에 대자연과 기운을 주고 받는 교환처이기도 하다. 따라서 원기와 폐의 기능을 충실히 하면, 면역력과 자가 치유 능력이 향상돼 감기에 잘 걸리지 않는 체질이 된다.

감기는 급성 질환이므로 합병증이 없는 한 1주일 이상 장기간 계속 앓는 경우가 거의 없다. ‘감기가 떨어지지 않는다’고 푸념하면서 아이에게 계속 감기약만 먹이다가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은데, 감기와 비슷한 다른 호흡기 질환을 감기로 잘못 알고 있었다거나 감기가 이미 다른 합병증으로 번져서 병을 키우는 경우이다. 따라서 만약 감기가 지나치게 자주 걸리거나 너무 오래간다면 다른 질병을 의심해보고 병원을 찾아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감기의 3대 합병증으로서 중이염, 축농증, 모세기관지염이 있고 그외 비염, 폐렴, 뇌막염 등이 있다. 특히 12세 미만의 영유아 또는 소아의 경우 감기로 인해 만성 비염, 중이염, 모세기관지염 및 폐렴으로 발전하기 쉽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또한 1년 내내, 혹은 환절기마다 콧물, 재채기, 기침, 눈 주위의 가려움 등으로 고생하는 경우는 감기보다는 ‘알레르기성 비염’일 가능성이 크다.

감기의 예방법은 아직 만족할 만한 방법이 없다. 감기는 독감과 같이 특정한 바이러스로 인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독감 예방 주사는 일반적인 감기 예방에 효과가 없다.

감기를 예방하기 위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감기의 원인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 감기의 원인균은 주로 손과 목 점막에 잘 붙어 있으므로 자주 손을 씻어주고 따뜻한 보리차나 생강차 등을 마시는 것도 좋은 예방책이다.

한방에서는 몸을 차게하거나 찬 음식을 먹으면 찬 기운이 들어와 감기에 걸린다고 하였으므로, 찬 기운을 피하고 항상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감기 예방의 지름길이다. 건강할 때 면역력을 증강시킬 수 있는 보약을 먹는 것도 보탬이 된다.

/정동환 월산원광한방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