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나라 일본열도가 자연재난으로 매우 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면서도 일본국민이 대처하는 모습을 보면서 세계가 찬탄과 더불어 경의를 보내고 있다. 그런데 유명하다는 어느 종교인이 우상숭배, 무신론, 하느님의 경고 등의 무례한 언사로 무지함을 만천하에 드러냈다. 일본국민에게 죄송스럽고 세계인에겐 대한민국의 국가 수준을 단적으로 보여준 듯 해 종교인의 한 사람으로 염치가 없다.

이웃에 불어닥친 지진과 쓰나미는 인간의 생노병사(生老病死)가 인간사에 변화를 주듯이 만유의 어버이신 우주자연은 성주괴공(成住壞空)으로 변화를 일으키는 순리자연한 상도(常道)이다. 보편적으로 일본인들은 평상시 생사해탈의 수행공덕(修行功德)으로 절대자의 실체인 우주자연의 변화의 흐름에 초연한 모습으로 응했으나 이것이 세계사람들의 가슴에 감동의 지진을 일으켜 기적적인 구조의 쓰나미가 희망을 선물하고 있다.

무지하면 원망하고 네 탓이지만 상식정도만 알아도 스스로 수용하며 초탈하는 듯하다. 그리고 변화에 대응하는 자세와 마음가짐이 대단히 중요함을 일깨워주는 일본인들에게 감사함을 금치 못하겠다.

과거 종교인들의 행적을 뒤돌아보면 지동설과 진화론과 같은 자연현상을 종교재판이라는 것을 통해서 마녀사냥과 화형 등으로 자신들의 무지를 실체가 묘연한 어정쩡한 절대자에게 막무가내로 떠넘기고서 자행했다.

잔혹하고 무지막지한 처사는 귀감을 삼을지언정 다시는 반복되어서는 안될 일이다. 그런데 대명천지의 금일에 예나 다름없는 무지한 종교인이 이 땅에 아직도 있다 하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2005년 8월에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기독교 국가에서 일어났는데 이에 대한 우문현답을 부탁하면서 그 당시 상황은 지금의 상황과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또한 종교의 역할이 재난과 역경을 통해 제대로 평가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이제는 실체가 묘연한 대상에게 어정쩡 믿음을 강요하는 시대가 아니라 실체가 확연한 만생의 어버이신 우주자연을 섬기는 일을 일차적으로 하다 보면 자신이 자주적인 신앙인으로 달라질 뿐 아니라 확연한 실체가 다가오게 되리라 확신한다.

마더 데레사 수녀도 “캘커타에서 병들어 죽어가는 많은 환자들이 밀쳐 들어오는 와중에 사람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서 쉴새없는 손놀림을 하면서도 순간순간 하느님의 존재에 대한 괴로운 의심과 씨름했었다”고 고백했다.

이와 관련 일부 논란이 일기는 했으나 어느 여학생이 “그러한 모습이야말로 살아있는 생생한 신앙행위다”라는 글을 올려 감동적인 응답을 했다는 기사를 보고 흐믓했다. 생로병사라는 삶의 현장에서 믿음의 실체를 만나고 진솔하게 표현하는 신앙행위가 하나로 만나는 실지기도로써 현시대가 요구하는 신앙의 모습이 아닌가 싶다. 이러한 보편적 일상화된 신앙행위가 일본국민의 저력이라고 본다. 지금 해야할 일은 우리 국민과 더불어 종교인들이 앞장서 이웃에게 어느 스님의 “자비심이 없는 상태에서 아무리 수행해도 관념일 뿐”이라는 말씀과 어느 교인이 “꼭 믿는 그리스도인은 아니지만 실천하는 그리스도인이고자”한다는 말씀을 가슴에 새기고 무지한 말보다도 은혜와 사랑과 자비로 인류애를 실천하는 이웃으로 희망을 심자.

/김주영 원불교 장성교당 교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