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입니다. 꽃샘 추위가 기승을 부려도 절기의 변화는 거스를 수가 없나 봅니다. 새봄을 맞이하여 새롭게 사회에 진출하는 사회 초년생도 많을 것입니다. 한 조사기관이 직장인을 대상으로 “인생에서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관한 조사를 했는데 그 결과가 흥미롭습니다. 1위가 ‘처음 입사했을 때’(27.1%), 2위가 ‘실직 또는 이직했을 때’(18.2%), 3위가 ‘대학 입학’(17.1%)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조사를 토대로 한다면 신입사원 시절이 인생에서 가장 결정적인 순간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향후 직장 생활의 방향이 결정되니까요. 지내놓고 보면 알 수 있는 것을 당시엔 몰랐던 것이 참 많습니다. 필자가 지난 신입사원 시절을 되돌아보니 아쉬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그 중에서 특히 아쉬웠던 3가지를 지면을 통해 얘기하고 각오를 새롭게 하고자 합니다.

첫째, 대졸 사원과 고졸 사원에 대한 인식의 차이입니다. 80년대만 해도 대학 진학률이 20%대여서 당시엔 고졸 사원이 많았습니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중 두 분이 고졸 출신이었지만 탁월한 업적을 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그분들이 고졸인 것은 머리가 총명하지 못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경제적인 여건이 좋지 못한 이유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일을 처리하는 태도나 방법에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훨씬 나은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이해할 만큼 사고의 폭이 크지 못했습니다. 홈 스쿨링의 창시자인 존 홀트는 “지적 능력은 얼마나 많은 방법을 알고 있느냐가 아니라 방법을 모를 때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측정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둘째, 직책에 대한 잘못된 이해입니다. 예를 들어, 오랫동안 한 분야에서 일하게 되면 대책 없는 자신감마저 들어서 “내가 없으면 담당 업무가 안 돌아갈 줄” 알았습니다. 정말 어처구니없는 생각이지만 당시엔 그렇게 생각이 짧았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자리를 바꾸니까 그 부서의 업무가 더 잘되고 있는 현상을 발견했다는 것입니다.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대외적으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 사람의 본 모습이 아니라 명함에 적힌 직위를 가지고 판단하지는 않았는지 반성이 됩니다.

셋째, 전체적인 시각이 아니라 부분만 봤습니다. 세상을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고 합니다. 주인의 차원이 아니라 머슴의 입장에서 봤다면 발전이 더딘 것은 당연하겠지요. “내가 CEO라면?”이라는 자문을 해보고 그 답을 찾는 노력을 했는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회사 경영 차원에서는 어느 부분에 해당되는지 찾아 봤어야 했습니다.

이 물음에 대한 답은 세 명의 벽돌공 이야기로 대신하고자 합니다. 세 명의 벽돌공이 부지런히 벽돌을 쌓고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이 그 벽돌공에게 물었습니다.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첫 번째 벽돌공이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벽돌을 쌓고 있어요.” 두 번째 벽돌공이 대답했습니다. “시간당 10달러짜리 일을 하고 있소.” 세 번째 벽돌공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나요? 나는 지금 세계 최대의 성당을 짓고 있어요.”

이제라도 세 번째 벽돌공이 되려고 하면 너무 늦은 것일까요?

/이병우 보해양조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