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수명이 연장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암에 대한 예방과 조기 발견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특히 소화기암은 전체 암 발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 암 치료와 사망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이 막대해 관심의 대상이다.

소화기암에서 헬리코박터균의 박멸에 따른 위암의 발생 감소를 제외하면 암에 대한 예방 대책이 명확지 않아 현재까지는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그 중 식도, 위, 대장에서 발생하는 위장관암의 조기 발견은 생존율을 증가시킬 뿐 아니라 개복술 대신 내시경을 이용한 절제가 가능해 위나 장의 기능을 보존함으로써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어 선별 검사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내시경 검사는 위장관암의 조기 발견과 치료에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최근 광학 기술의 발전을 통해 새로운 개념의 내시경 기기들이 선보이기에 이르렀다. 구조 및 색채 강조 등의 화상 처리기술을 적용함으로써 화상을 현저하게 개선한 확대내시경, 협대역내시경, 자가형광내시경 등의 영상증강내시경이 개발되었다.

이들은 기존의 일반내시경에서 감별이 어려웠던 미세한 병변을 간단한 스위치 조작만으로 점막 표면을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어 전암성 병변 및 조기암의 진단 능력이 향상됐고 실시간으로 조직학적 유형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어 적절한 치료법을 신속히 결정할 수 있게 되었다. 검사의 비용, 편의성, 그리고 정확성 등을 고려할 때 좀 더 이상적인 검사 방법이라 생각한다.

이에 위장관암의 조기 발견을 위한 다양한 특수내시경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색소내시경은 일반내시경을 통해 점막 표면에 액상 색소를 직접 뿌려 요철을 강조하거나 특이 반응을 유도하는 검사법이다. 종양성 병변의 발견과 감별 진단에 유용하고 기술적으로 쉽고 위험성이 적으며 경제적으로도 저렴해 현재까지 널리 사용되고 있다.

확대내시경은 일반내시경보다 점막을 80∼100배까지 확대해 위장관 점막과 혈관 표면의 미세구조를 정확하게 관찰하는 검사법으로 종양성 병변의 발견은 물론 병변의 조직학적 유형과 침범 깊이도 예측할 수 있어 조직 검사의 불필요성이 논의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일반내시경에 비해 다루기가 어렵고, 시간이 걸리며, 관찰자 사이의 일치도가 낮아 아직 임상적 유용성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단계이다.

협대역내시경은 특수한 광학필터를 이용하여 적·녹·청의 세 가지 색깔의 파장을 분리하고, 그 중 짧은 파장의 청색광 영역을 상대적으로 강화해 영상을 재구성하여 색소 도포 없이 점막 표면과 혈관상 명확한 관찰이 가능하다. 식도의 바렛상피의 진단과 확대내시경과 병용하여 위나 대장의 전암성 병변과 조기암의 진단에 도움이 된다. 색소내시경과 달리 검사 시간이 길지 않고 번거롭지 않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임상적으로 유용성이 크다.

자가형광내시경은 정상 조직과 종양 조직은 서로 다른 자가형광 성질을 가지고 있어 특수 파장만을 흡수하는 필터를 이용하여 두 조직을 구분하는 검사법이다. 형광증감물질의 투여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선별검사로 적용할 수 있으나 현재까지도 진단의 정확성이 떨어지는 점과 낮은 해상도는 개선되어야 할 문제점이다.

/임성륜 상무병원 소화기내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