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추웠던 겨울을 뒤로하고 모두가 기다리는 봄이 왔지만, 이런 봄이 오는 것을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바로 알러지성 질환을 가진 사람들인데, 그 중에서도 봄철이면 발생하는 대규모의 황사와 변덕스런 날씨로 인해 알러지성 비염 환자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알러지성 비염이란 코 안쪽의 점막이 알러지 반응으로 인한 비염으로 연속적인 발작성 재채기, 계속 흘러내리는 맑은 콧물, 코가 답답해지거나 막히는 3가지 특징적인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을 말한다.

그 밖에 눈이나 목 안이 가렵거나 눈물이 나거나 눈이 부시거나, 머리가 아프거나, 냄새 맡기가 힘들어 지거나, 피로를 쉽게 느끼게 되는 경우도 많다.

알러지성 비염의 증상은 감기의 초기 증상과 비슷해서 구별이 어려울 때도 있지만 감기가 오한·발열·기침·가래 등이 주 증상인데 반해, 알러지성 비염은 코가 막히고 콧물과 재채기, 코나 눈 주위의 소양감 등의 증상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감기는 콧물이 끈끈하고 노랗게 나오며 몸에 열이 있는 경우가 많고 1주일 정도면 회복되는 경우도 많지만, 알러지성 비염은 콧물이 맑아 물처럼 흐르고, 몸에 열이 있는 경우는 드물며 자주 재발하는 것이 특징이다.

알러지성 비염을 일으키는 이유는 다양한데 양방에서는 잡초, 꽃, 잔디, 나무 등의 꽃가루, 곰팡이, 먼지, 진드기, 담배연기나 대기 오염물질 등의 알러지 유발 인자를 원인으로 보고 있다. 즉 몸 밖에 원인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반대로 한방에서는 흡입되는 찬 공기를 효율적으로 따뜻하게 데워줘야 하는 코와 기관지가 찬 공기를 데울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게 되면 이상이 생긴다고 본다.

알러지성 비염은 치료가 어렵고 재발이 잘 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약을 며칠 먹고 쉬면 나아졌다가, 날씨가 조금만 추워지면 다시 재발 되곤 해 결국에는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근본적인 체질을 중요시하는 한방치료가 매우 효과적인데 코에 나타나는 증상에 따른 대증치료와 몸을 항상 건강한 상태로 유지시키고 면역력과 체질을 강화시키는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알러지성 비염의 치료에 있어 환자 스스로의 일상 생활 관리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먼저 꾸준한 운동으로 신체를 단련하고, 실내온도와 습도의 유지에 신경써야 하며(실내공기를 약 40∼60%의 습도를 유지), 환기를 자주 해야 한다. 목욕이나 샤워를 한 후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내고 헤어드라이어 등으로 빨리 말리도록 해야 하며, 규칙적인 생활 습관으로 체력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식생활도 돼지고기, 닭고기, 물고기, 고기, 달걀, 우유, 라면과 같은 동물성 지방이 많은 음식은 알러지성 비염이 치료될 때까지 피하고 대신 채소류를 많이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될 수 있으면 현미밥을 먹는 것이 좋으며 콩류, 감자류, 해조류, 견과류도 좋습니다. 편식과 과식은 하지 말아야 하며 식사는 자기 양의 약 80%정도를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음주도 피하는 것이 좋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감기에 걸리지 않는 것. ‘만병의 근원이 감기’라는 옛말처럼 알러지성 비염 역시 감기로 인해 시작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만약, 감기에 걸리게 되면 적절한 휴식과 치료로 감기가 알러지성 비염으로 발전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평소 알러지성 비염이 있었던 사람은 봄이 되면 미리 한약을 복용하거나 침을 맞아 두는 것도 비염 예방법이 된다.

/정동환 월산 원광한방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