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5일은 제48회 법의 날이었다.

우리는 법의 지배를 통해 민주주의를 확립하고 인권이 최대한 보장되는 정의로운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우리의 신념과 의지를 새롭게 다지기 위하여 법의 날을 기념하고 있다.

우리는 자유민주주의 헌법을 갖게 된 이래 거듭된 변화와 많은 혼란을 겪으면서도 끊임없이 법치주의를 추구해 왔다.

그 결과 우리 국민의 법의식은 크게 성숙하였고, 법의 존엄성과 가치에 대한 인식도 아주 높아졌다.

그러나 우리의 법치주의는 아직도 여러 곳에서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고, 법의 존재 이유조차 망각되는 경우도 있다.

우리 주변에는 법을 어기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고, 자신만의 기준으로 법의 정당성을 판단하며 의도적으로 불법을 감행하는 집단행동도 쉽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영국의 철학자 로크는 “자신의 권리를 보다 효율적으로 누리기 위해서는 법과 정부가 필요하다면서, 진정한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서는 먼저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기준이 있어야 하고, 그 기준을 적용하여 진정한 권리자를 가려 줄 사람이 있어야 하며, 나아가 진정한 권리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보장해 줄 권력이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

결국 사회는 ‘법의 지배’ 위에서만 유지, 존속될 수 있다고 하였다.

법의 지배는, 공동체 구성원들이 민주적인 입법과정에 의해 고안한 규범이 존재하고, 모든 구성원이 그 규범을 존중하고 따를 때 이루어진다.

공동체 구성원 중 누구라도 이 틀에서 벗어나려고 한다면 법의 지배는 원활히 이루어 질 수 없다. 법의 적용에 있어서 성역이 있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나’와 관련된 테두리에 대한 법의 지배에 대해서는 예외를 인정하며 자기합리화 하려는 성향이 있고, 이로 인해 모든 불법적인 행동들이 나오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법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적용되어야 하고, 나도 예외일 수는 없다. 나의 권리를 최대한 보장받는 정의로운 사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나에게도 법을 적용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법의 지배를 통해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사회는 우리 모두가 법의 주인으로서 법을 준수하고 법에 따라 판단하고 책임지는 사회이다.

법치사회는 무엇보다 우리 모두가 법의 의의와 가치를 올바로 이해하고 법질서를 준수하려는 의지가 바탕이 될 때라야 비로소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시작은 바로 ‘나’도 법 위에 군림할 수 없고, 또한 나도 법의 지배 아래 있다는 ‘상식’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그러한 상식이 통용되어야 누구나 법과 원칙을 지키고 그 결과에 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변철형 광주지방검찰청 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