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짜게 먹지 않기
2011년 06월 02일(목) 00:00 가가
1945년 4월 13일 미국 23대 대통령 프랭클린 루즈벨트가 사망했다. 전후 세계문제를 논의한 얄타회담이 열린 지 두 달 후 였다.
얄타회담의 남은 두 주역 중 스탈린은 1953년 3월 뇌경색으로 사망했다. 처칠은 90살까지 장수했으나 3번째 찾아온 뇌경색으로 쓰러졌다. 물론 두 사람 다 고혈압이 있었다.
루즈벨트의 주치의는 사망원인이 갑작스런 뇌출혈이었고, 대통령은 평소 건강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혈압은 10년 가까이 높았으며 1944년 3월에는 울혈성심부전, 신장기능저하 등의 합병증이 나타나고 사망한 날 측정된 그의 혈압은 300/190mmHg였다.
혈압은 혈액이 동맥혈관에 가하는 힘을 말하며, 심장이 수축해 혈액을 내보낼 때(수축기 혈압)와 심장이 늘어나 혈액을 받아들일 때(이완기 혈압)를 구분해 함께 나타낸다. 혈압의 단위는 혈압계 수은(원소기호 Hg)기둥의 높이를 mm단위로 표시한 것을 쓴다. 수축기 혈압이 140mmHg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mmHg이상일 때를 고혈압이라고 한다.
고혈압이 있으면 뇌혈관질환, 심장병, 신부전 등의 질환이 배 이상 잘 생긴다. 우리나라 사망 원인 두 번째가 뇌혈관질환, 세 번째가 심장병인 것을 생각하면 고혈압은 사망원인 첫 번째인 암과 같이 중대한 질환으로 꼭 치료해야 한다.
루즈벨트 대통령의 사망 원인인 뇌출혈은 고혈압을 치료하지 않아 생겼을 수 있어 오늘날의 시각으로 보면 정치적 흑막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1945년까지도 고혈압은 정상적인 생리작용으로 생각해 치료하지 않았다.
2차 세계대전 후 혈압을 낮추는데 효과적이면서 부작용이 적은 항고혈압제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혈압이 아주 높으면 두통, 어지러움, 피곤함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의 고혈압 환자들은 증상이 없다. 지금까지 아프거나 불편한 증상이 있을 때만 병원을 찾던 사람들이 고혈압의 재앙적인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병원을 찾아 항고혈압제를 복용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인식의 변화는 고지질혈증이나 골다공증의 치료에서도 볼 수 있다. 또 고혈압 치료의 패러다임은 의료가 치료에서 예방으로 영역을 넓히도록 해 다양한 조기 검진 프로그램의 촉진제가 된다.
우리나라 성인 고혈압 유병률은 33%, 60세 이상에서는 50%이다. 내과 개원의인 내가 가장 많이 만나는 환자도 고혈압 환자다. 고혈압은 약물요법과 더불어 식이·운동요법이 중요하다. 꾸준한 관리를 위해서 환자와 의사의 신뢰와 협조가 중요하다. 아니 환자의 적극적인 참여가 더 중요하고 의사는 조언자일 수 있다.
환자들이 진찰실을 나가려다 뒤돌아서 무슨 음식을 가려야 하느냐고 묻는다. 내 첫마디는 “짜게 드시지 마세요”다. 소금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하지만 섭취량이 너무 많거나 배설이 잘 되지 않을 경우 평활근과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상승의 원인이 된다. 우리나라 국민 평균 소금 섭취량은 12.7g으로 국제보건기구(WHO)의 1일 소금 권장 섭취량 5g보다 2배 이상 많다.
어떻게 하면 짜게 먹지 않을 수 있을까. 먼저 조리돼 나온 음식에 소금을 치지 않아야 한다. 국물 맛이 끝내줘도 국물은 3분의 1 이상 남긴다. 외식은 일주일에 한번 이하로 줄이고, 가공식품과 인스턴트식품도 삼간다. 양념장이나 소스를 적게 찍어 음식 고유의 맛을 즐기는 것이 좋으며, 요리할 때 소금간을 가장 나중에 하는 것도 지혜다.
식품을 살 때 나트륨 함량을 확인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도 도움이 된다. 토마토 케첩 30g(2큰술)에는 1g의 소금이 들어 있다. 짜지 않다고 소금 함량이 적은 것은 아니다. 고혈압 관리에 도움이 되는 사이트는 http://www.hypertension.or.kr/(국민고혈압사업단)이다.
/김원영 우리들내과 원장
얄타회담의 남은 두 주역 중 스탈린은 1953년 3월 뇌경색으로 사망했다. 처칠은 90살까지 장수했으나 3번째 찾아온 뇌경색으로 쓰러졌다. 물론 두 사람 다 고혈압이 있었다.
루즈벨트의 주치의는 사망원인이 갑작스런 뇌출혈이었고, 대통령은 평소 건강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혈압은 10년 가까이 높았으며 1944년 3월에는 울혈성심부전, 신장기능저하 등의 합병증이 나타나고 사망한 날 측정된 그의 혈압은 300/190mmHg였다.
고혈압이 있으면 뇌혈관질환, 심장병, 신부전 등의 질환이 배 이상 잘 생긴다. 우리나라 사망 원인 두 번째가 뇌혈관질환, 세 번째가 심장병인 것을 생각하면 고혈압은 사망원인 첫 번째인 암과 같이 중대한 질환으로 꼭 치료해야 한다.
우리나라 성인 고혈압 유병률은 33%, 60세 이상에서는 50%이다. 내과 개원의인 내가 가장 많이 만나는 환자도 고혈압 환자다. 고혈압은 약물요법과 더불어 식이·운동요법이 중요하다. 꾸준한 관리를 위해서 환자와 의사의 신뢰와 협조가 중요하다. 아니 환자의 적극적인 참여가 더 중요하고 의사는 조언자일 수 있다.
환자들이 진찰실을 나가려다 뒤돌아서 무슨 음식을 가려야 하느냐고 묻는다. 내 첫마디는 “짜게 드시지 마세요”다. 소금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하지만 섭취량이 너무 많거나 배설이 잘 되지 않을 경우 평활근과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상승의 원인이 된다. 우리나라 국민 평균 소금 섭취량은 12.7g으로 국제보건기구(WHO)의 1일 소금 권장 섭취량 5g보다 2배 이상 많다.
어떻게 하면 짜게 먹지 않을 수 있을까. 먼저 조리돼 나온 음식에 소금을 치지 않아야 한다. 국물 맛이 끝내줘도 국물은 3분의 1 이상 남긴다. 외식은 일주일에 한번 이하로 줄이고, 가공식품과 인스턴트식품도 삼간다. 양념장이나 소스를 적게 찍어 음식 고유의 맛을 즐기는 것이 좋으며, 요리할 때 소금간을 가장 나중에 하는 것도 지혜다.
식품을 살 때 나트륨 함량을 확인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도 도움이 된다. 토마토 케첩 30g(2큰술)에는 1g의 소금이 들어 있다. 짜지 않다고 소금 함량이 적은 것은 아니다. 고혈압 관리에 도움이 되는 사이트는 http://www.hypertension.or.kr/(국민고혈압사업단)이다.
/김원영 우리들내과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