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을 구성하고 있는 구조물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뼈를 덮고 있는 물렁뼈이다. 이 물렁뼈의 공식적인 명칭은 관절 연골이다. 관절이라고 하면 우선 떠오르는 것이 인대일지 모르지만, 관절 고유의 기능을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관절 연골이 건강해야 한다.

관절 연골이 닳아지거나 손상돼 여러 가지 증상을 일으키는 것이 퇴행성 관절염인데, 이 퇴행성 관절염은 한번 생기면 완치하기 어렵다. 완치가 어려운 이유는 성인의 관절 연골은 한번 손상되면 재생되지 않기 때문이다.

퇴행성 관절염을 완치할 수는 없지만 병의 시기에 맞게 치료 방법을 잘 선택해 치료하느냐 그렇지못하느냐에 따라 퇴행성관절염으로 인한 고통과 지장의 정도가 틀려진다. 40세가 넘어서 무릎이 아파지면 퇴행성 관절염을 염두에 두고 진찰을 받아 보아야 한다. 대개는 활동 중에나 활동 후에 무릎의 안쪽에 통증이 생긴다.

장시간 걷거나 활동을 하면 통증이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진단은 일차적으로는 엑스레이 촬영을 통해서 할 수 있다. 퇴행성 관절염이 있으면 관절을 이루고 있는 뼈의 가장 자리에 소의 뿔처럼 뼈가 자라나오고, 관절면을 이루고 있는 뼈가 정상보다 더 하얗게 보인다.

두 가지 소견 모두 관절 연골이 닳아져 얇아지니까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이 감소돼 뼈에 압박력이 증가한 결과 뼈의 생성이 촉진되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리고 관절 간격이 좁아져 보이는 소견이 보이는데, 이것 또한 관절 연골이 얇아져 위 아래 두 개의 뼈가 달라붙어 가까워 보이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관절염의 심한 정도는 관절 간격의 좁아진 정도에 따라 분류하는데, 이것을 정확히 보기 위해서는 반드시 서서 체중을 부하해서 양쪽 무릎을 비교해서 찍어보아야 한다. 서서 찍지 않으면 실제로는 연골이 많이 닳아져 심한 퇴행성 관절염인데도 관절 간격이 많이 벌어진 채로 사진이 촬영되어 덜 심한 것으로 잘못 진단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그 시기에 적합한 치료 방법을 적용하지 못함으로써 헛수고만 하고 치료 효과는 보지 못할 수 있다.

그리고 더 정확히 보기 위해서는 서서 체중을 부하하면서 무릎을 45도 구부리고 찍어보아야 한다. 서서 무릎을 펴고 찍어서는 관절 간격이 아직 남아 있어 퇴행성 관절염이 심하지 않게 보이는데 45도 구부리고 찍은 사진에서는 관절 간격이 전혀 없이 나와 아주 심한 관절염으로 판명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경우 서서 무릎을 편 사진만 보고 덜 닳아져서 인공 관절을 할 때가 아니라고 약만 계속 주고 있었다면 바람직한 치료를 하였다고 볼 수 없다. 45도 구부린 사진을 추가로 찍어보아 관절 연골이 완전히 닳아진 것을 확인하고 인공 관절을 권유했어야 적합한 치료법의 선택인 것이다.

퇴행성 관절염의 치료는 무리하게 활동하지 않도록 하면서 체중을 관리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리고 심한 정도에 따라 치료 방법을 잘 선택해야 한다. 초기에는 대부분 수술 보다는 약, 물리치료, 주사, 연골 윤활 주사, 부신피질 호르몬 주사 등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치료를 한다. 그러나 초기나 중기일지라도 앞서 언급한 방법으로 호전되지 않는 경우에는 관절경 수술이나 절골술을 시행한다. 특히 60세 미만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초, 중기 관절염에서 절골술을 시행해주면서 연골재생술을 시행해주면 대단히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관절 연골이 완전히 닳아져 버린 말기에는 인공 관절을 시행해야 한다.

〈정재훈 세계로365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