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은 적갈색의 완두콩 모양으로 대략 어른 주먹만한 크기로, 우리 몸속에서 척추를 사이에 두고 등쪽에 2개가 서로 맞은편에 놓여있는 장기이다.

신장은 자동차 연료 필터 또는 부엌 싱크대의 찌꺼기 제거망처럼 우리 몸속에서 노폐물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건강한 뼈와 적혈구의 생성에도 영향을 미치며 수분 및 전해질 조절, 혈압 조절에도 관여하는 매우 중요한 장기이다.

신장의 기능이 약해지면 노폐물이 몸에 쌓이게 되면서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예를 들어, 혈압이 올라가거나 빈혈이 생기며, 뼈가 약해지고, 영양 상태가 불량해지며, 신경 손상 등이 나타난다. 또한, 심혈관 질환의 위험도 높아지게 된다.

이러한 증상들이 오랜 기간에 걸쳐 서서히 나타나긴 하지만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면 결국 만성신부전에 이르게 돼, 투석이나 신장이식까지 받아야 하는 상태가 된다.

만성신장병은 신장의 손상으로 정상적인 신장의 역할을 수행하는 능력이 감소한 상태를 말한다. 만성신장병의 3대 원인은 당뇨병, 고혈압, 만성 사구체신염이다. 국내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 3명 중 1명꼴로 만성신장병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투석을 해야 하는 말기신부전 환자 2명 중 1명은 당뇨병이 원인이다.

당뇨병 환자가 혈당 조절을 잘 하지 못할 경우 고혈당은 서서히 혈관을 손상시키며, 신장은 혈관으로 이뤄진 장기이므로 손상을 받게 된다. 신장이 손상되면 가장 먼저 미세알부민뇨가 발생하게 되는데, 미세알부민뇨는 말 그대로 소량의 알부민이 소변으로 배설되는 것으로 신장 손상 최초의 징후일 뿐 아니라 나중에 심혈관 질환의 발생을 예견하는 중요 소견이다. 그 후 콩팥 손상이 진행되면서 본격적인 단백뇨가 나타나고, 단백뇨가 점점 심해지면서 부종이 발생하고, 고혈압과 동맥경화증이 심해지며, 동시에 콩팥 기능이 서서히 악화되면서 결국은 말기신부전 상태가 될 수 있다. 말기신부전 상태가 되면 구역질, 구토, 식욕 부진 등과 같은 요독증세가 심해진다.

당뇨병 환자가 신장합병증을 예방하려면 우선 철저한 혈당 조절을 필요로 한다. 또한, 혈압은 130/80 mmHg 이하로 엄격한 조절이 필요하다.

고지혈증이 있는 경우 식이조절 및 고지혈증약의 복용이 필요하며, 금연과 적절한 운동을 필요로 하게 된다. 또한 비만한 경우 콩팥합병증의 위험이 증가하므로 체중을 조절해야 한다. 무분별한 약물의 복용을 조심해야 하고 진통소염제, 항생제, 이뇨제와 방사선 조영제 등의 사용시에는 신장전문의와의 상담을 필요로 한다.

신장합병증을 조기에 진단하려면 매년 소변검사를 시행해서 미세알부민뇨와 단백뇨가 있는지 확인이 필요한데, 미세알부민뇨가 양성이면 적절한 치료로 진행을 조기에 예방해서 심각한 신장 질환이나 심혈관계 합병증으로의 진행을 늦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혈액검사를 통해 혈청 크레아티닌을 주기적으로 측정해야 하고, 혈압을 자주 측정해봐야 한다.

당뇨신장병이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질환의 진행을 늦추고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 맞춤형 관리가 필요하다.

또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서 정기적인 흉부 방사선 촬영 및 심전도의 확인, 흉통 등의 증상이 있으면 심장 전문의와 상담이 필요하다. 당뇨병 환자는 만성콩팥병이 합병되면 대부분 망막증이 동반되며, 이러한 당뇨병성 망막증은 실명의 가장 흔한 원인이므로 시력이 나쁘지 않더라도 안과진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김수완 전남대병원 신장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