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계실 때의 일이다. 수닷타 장자 부부가 찾아와 부처님과 대중에게 공양 청을 한 후 며느리에게 설법해 주실 것을 간청하였다. 장자는 기원정사를 지어 바친 신심이 있는 재력가이며, 그에 못지 않은 집안의 며느리를 맞았다. 미모는 뛰어났으나 고집이 세고 친정집 힘만 믿는 철없는 며느리로 두 집안의 불화가 걱정되었던 것이다. 장자의 집은 경사 속에 모두가 부처님을 맞아 예배드렸다.

그러나 며느리 옥야가 나오지 않자 식구들은 옥야에게 부처님을 뵈옵고 인사드리기를 간곡히 타일렀다. 옥야는 마지못해 나와 예배드리고 뵙는 순간 32상과 80종호를 갖추신 모습에 깜짝 놀란 것이었다.

빼어난 아름다움과 편안하고 안정된 온화한 모습, 모든 일을 알고 있는 듯 자비와 위덕, 근엄함에 감히 범할 수 없는 모습, 파도 같은 목소리로 옥야에게 말씀하셨다. 여자는 얼굴이 아름다워 단정하다고 하지 않는 것이다. 또한 남편을 불쾌하게 함이 단정이 아니다. 얌전하고 행동이 발라야 단정인 것이다. 잠잠히 듣고 있던 옥야에게 이어서 말씀하였다.

또한 여자에게는 어려운 업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태어날 때 기뻐하지 않고, 자라면서 귀여움 받지 못하고 성숙해서는 가족과 이별하고 타인을 섬겨야할 두려움이 있다.

자신의 마음을 모두 알고 친절한 가르침에 옥야는 점점 심취해 부녀자의 예법에 대한 가르침을 청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옥야에게 남편과 시부모를 섬기는 데는 다섯 가지 착함이 필요하다하였다. 1 잠자리에 들 때 제일 늦게 눕고 제일 일찍 일어나야한다. 2 좋은 음식은 남편과 시부모에게 먼저 드리고 설사 꾸지람이 있어도 분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 3 진심으로 남편을 대하며 간사하고 음란하지 않아야 한다. 4 남편이 건강하길 원하고 잘 받들어야 한다. 5 남편이 출타하면 집안을 청결하게하고 다른 마음을 품어서는 안된다. 3000년 전 부처님 가르침이지만 오늘날 동양적 우리의 가정질서를 보는 것 같다.

다시 남편과 어른을 섬기는데 세 가지 나쁜 여자가 있다 하셨다. 1 남편과 어른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불손하게 행동하며 맛있는 음식을 먼저 먹고 어둡기 전에 자리에 눕고 해가 떠서 밝은 데도 일어나지 않는 여자. 2 남편을 가르치고 꾸짖으려 들며 성내고 맞서 남편의 부족한 점만 보고 외간남자의 좋은 점만 말하는 여자. 3 남편이 일찍 죽어 다른 곳으로 재가를 원하는 여자 이런 여자들은 가정을 파멸시키는 몹쓸 여인인 것이다.

또한 일곱 가지 종류의 아내가 있다. 그대를 위해 말하노니 잘 들어 생활의 지혜로 삼기 바란다. 1 어머니와 같은 아내-남편을 사랑하고 생각하기를 어머니가 자식을 대하듯 보호하며 싫은 생각이 없이 때를 알아 남편을 받드는 여자. 2 누이 같은 아내-남편을 받들어 섬기되 공경과 정성을 다하고 형제자매와 같은 마음과 친족의 정을 가지고 오직 누이가 형을 섬기듯 하는 여자. 3 친구와 같은 아내-남편을 섬기고 마음을 기울여 의지하되 늘 생각을 같이하며 모든 일을 서로 의논해서 하며 잘못되지 않도록 남편의 힘이 되는 여자. 4 며느리 같은 아내-어른을 받들어 모시듯 봉양하며 아내의 도리를 지키고 예의와 온화함이 있는 여자. 5 종 같은 아내-남편을 어려워하고 거만하지 않고 말과 행동을 조심하고 늘 고락을 나누며 끝내 아내의 본분을 다해 착한 덕을 쌓는 여자. 6 원수 같은 아내-남편이 반갑지 않고 화난 표정을 짓고 머리를 풀어헤치고 누워만 있으며 살림 등 아이들을 귀찮게 여기며 남편을 원망하고 친척을 욕되게 하는 여자. 7 도둑 같은 아내-남편의 재산을 물 쓰듯 하고 빼돌리며 다른 사람과 정을 통하고 남편을 해치거나 빨리 죽기를 바라는 여자다.

부처님은 설법을 마친 후 어떤 아내가 되겠느냐고 물으셨다. 부처님의 간절한 가르침에 고개 숙인 채 말이 없다 끝내 눈물을 흘리며 다시는 교만하지 않고 남편과 부모에게 순종하며 불자로서 살기를 소원하였다.

〈현지 무등산 원효사 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