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지난달 말 2010년 조사한 농림어업총조사결과를 내놓았다. 이 조사는 전국의 모든 농가, 임가, 어가의 총 수는 물론 개별특성까지 파악하여 각종 농림어업 정책과 지역개발계획의 수립평가자료 등으로 활용하기 위해 5년마다 실시하는 것이다.

짐작대로 농가인구는 줄어들고 고령화는 급속히 진전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정도가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 1990년에는 농림어가인구가 660만 명으로 전체인구의 15%를 차지하였으나 20년 만에 그 절반인 350만 명으로 줄어 전체인구의 7% 수준이다. 특히 농가인구는 306만 명으로 전체 인구비중의 6.4%에 불과하다.

산업구조의 변화에 따른 도시이주와 업종전환이 주요인이라는 건 초등학생도 아는 얘기지만 고령화의 속도를 보면 더욱 심각하다.

UN에서는 전체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가 7∼14% 일때 고령화사회, 20% 미만은 고령사회, 20% 이상을 초고령화사회로 분류하고 있다. 농림어가 인구의 고령화율은 31.1%로 전체인구(11.3%) 보다 2.8배나 더 높아 대한민국의 고령화사회를 앞당기고 있는 것이다.

이는 농가인구가 줄어드는 가운데 청장년층 인구유입은 없고 기존인구만 늙어간다는 의미다. 농림어가 경영주 평균연령이 2005년 60.6세에서 2010년 62.0세로 1.4세나 증가한데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전체 인구를 연령 크기순으로 일렬로 세워 단순히 균등하게 2등분한 것을 중위연령이라 한다. 그런데 농림어가 인구의 중위연령은 55.5세로 전체인구(38.1세)보다 17.4세나 높게 나타났다.

회갑이 가까운 나이에 제 농사 짓기에도 힘겨운데 읍면사무소에 나가 마을 일보고 이런저런 회의에다 각종 민원으로 뛰어다니기엔 버거운 연령이다.

도농교류 및 정보화부문을 보면 전국 3만6498개의 행정리 가운데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곳은 2613개로 전체의 7.2%에 불과하다. 그나마 주요용도는 마을안내(51.7%) 정도에 그치고 있어 소득과 연결하여 짜임새 있게 일하는 연령층이 부족함을 알 수 있다.

농촌의 주소득원인 농축산물 판매금액은 1000만 원 미만 농가가 67.8%로 대부분이며, 3000만 원 이하 농가는 전체의 87%에 이르는 현실은 암담하다. 5000만 원 이상 농축산물판매농가가 4.5%에서 6.7%로 상승한 것은 그나마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이런 양극화는 노동력과 생산성 저하를 불러와 농업생산에 차질을 빚고 국가경제에 갈수록 큰 부담을 지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때 이른 추석이 지났다.

과일 값이 비싸다고 호들갑이더니 농수산물유통공사 조사에는 사과·배 도매가격이 지난해 추석보다 오히려 15∼20%가 낮았다고 한다. 자식들을 다시 도회지로 보내고 들판에 나서는 농민들에게는 이래저래 우울해지는 가을이다.

〈옥영석 2005년 7월 수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