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에 걸리지 않고 평생 건강하게 삶을 영위하고 싶은 욕구는 인간이면 누구나 가지는 자연스러운 바람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는 것은 바로 ‘암’이다. 혹시 내가 암에 걸리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불안감, 특히 생활습관이나 식습관이 바람직하지 못하거나 가족 중에 암 환자가 있는 경우라면 불안감을 넘어서 공포감을 갖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래서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받아야만 함에도 불구하고 검진 결과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차일피일 미루다, 결국에는 건강에 이상이 생기고 나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를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통계에 따르면 암은 현재 우리나라 성인의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암의 발병률 또한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그런데 위암, 간암, 폐암 등 다양한 암들 중에 구강 내에서 생기는 암에 대해서는 잘 들어보지 못하고, 잘 일어나지 않거나 별것 아닌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불행히도 구강암의 발생 가능성은 생각보다 높다. 구강암은 위암, 폐암, 간암, 대장암에 이어 한국인 남성에게 다섯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이러한 구강암의 원인으로는 흡연, 씹는 담배, 음주 등을 들 수 있으며 특히 음주와 흡연을 함께 한 경우에는 정상에 비해 15배 정도 높은 구강암 발병률을 보인다. 그 외에 불량한 구강위생, 충치, 잘 맞지 않은 보철물에 의한 만성 기계적 자극에 의해서도 발생한다.

보통 혀나 볼의 점막, 입술 등에 발생하는 궤양은 대부분 구내염과 같은 염증성 증상을 보이며 1∼2주일 정도 지나면 자연히 치유된다. 그러나 3주 정도 지나도 없어지지 않는 궤양이나 백색 또는 적색을 띄는 구강점막의 변화는 단순한 구내염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에 조직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구강암의 전체 5년 생존율은 56% 정도로 낮은 편에 속한다. 미국암학회의 통계에 따르면 구강암의 생존율은 1기는 68.1%, 2기는 52.9%, 3기는 41.3%, 그리고 4기는 26.5%이다.

지금까지 진단과 치료방법에 많은 발전이 있었고, 최근에는 진단 키트의 발달로 인해 간단하고 통증이 적은 진단방법을 통해 조기진단이 가능하다. 구강암은 조기진단이 된다면 암종 절제술 및 재건술을 통해 완치가 가능하다.

구강암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흡연, 잘못된 음주 습관, 자외선에 과다한 노출 등의 위험 인자들을 피하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한 식습관의 개선 및 과일, 녹황색 야채, 비타민 A·C·E 등의 섭취가 구강암의 발생을 예방한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되었다. 그리고 잘 맞지 않는 틀니나 오래 사용해 닳아지고 날카로워진 보철물 등에 의해 구강점막이 지속적으로 자극을 받으면 상처가 생기고, 이것이 구강암으로 전환되는 경우도 종종 있으므로 이에 대한 주기적인 검진과 개선도 필요하다. 이차적으로는 조기 발견으로 완치의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또 구강암으로의 전환 가능성이 높은 전암병소를 조기에 발견해 치료한다면 구강암으로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이제는 정기적인 건강검진시 일반적인 위암이나 폐암 등에 관심을 갖듯 일상적인 구강검진 때에 구강암에 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구강암 예방과 치료를 위해서는 자극성 음식물을 피하는 생활습관을 들이고, 금연은 필수이며 과음도 삼가야 한다. 정기검사는 물론 구강 문제가 생기면 병의원을 곧바로 찾는 것이 좋다.

〈유선열 전남대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