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세상에서 무엇이 가장 소중합니까?”하고 묻는다면 어떤 대답을 하겠는가. 아마 나의 목숨이 가장 소중하다고 대답하는 사람이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는 흔히 “내가 없어도 세상은 잘 굴러간다”고 말하지만 내가 없다면 세상 역시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런다면 이렇게 소중한 나의 생명과 직결되는 것이 무엇일까? 이것이 참으로 중요할진대 우리는 잘 모르고 살아가는 것 같다.

우리의 생명을 지탱해주고 영위시켜주는 소중한 것은 밥과 빵인가! 밥과 빵은 어떻게 하여 우리의 앞에 나타나게 되어 우리를 살리고 있는가 생각해 보면 환히 드러나는 것이 있다. 너무나 흔하여 미처 알아채지 못하고 느끼지 못 하는 것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일월의 밝음, 땅의 바탕, 공기와 물, 풍운우로 등이다.

그 중에서도 공기와 물을 놓고 한 번 생각해 보자. 공기와 물은 우리의 주변에 너무나 흔하고 언제나 당연히 존재하기에 우리가 필요할 때 언제든지 사용하고 함부로 하여도 항상 우리 곁에 변함없이 존재할 것으로 알고 있다. 사실 이런 생각조차 하지 않고 살아왔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자. 공기와 물이 아직도 예전처럼 흔하디 흔한 것이지만 맑고 깨끗한 공기와 물을 언제까지 들이쉬며 먹을 수 있을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금수강산인 우리나라에서 물을 돈 주고 사먹을지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

공기와 물만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 생활에서 한순간이라도 없으면 당장 불편해지는 전기는 어떠한가. 얼마 전 발생한 정전 대란으로 큰 불편을 겪었다.

우리가 전기를 사용하기 위해 치르는 많은 비용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한다면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데 당연히 주어지는 혜택으로 아무 생각 없이 마구 사용하고 있다. 물질문명의 발달로 인해 우리는 손가락만 까닥하면 전기를 사용하고 수돗물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지만 감사할 줄 모른다.

소중한 것을 받거나 사용할 때 우리는 어떻게 하는가? 마땅히 감사하고 조심해서 다루고 아껴 쓰게 된다. 실상 우리에게 정말로 생명과 직결되는 소중한 자원인 공기와 물, 전기 등은 흔하다는 이유로 소중함을 모르고 있음을 자각해야 하겠다. 흔하지만 참으로 소중한 것이기에 감사하고 아끼지 않는다면 공기도 물처럼 돈 주고 맑은 공기를 사야 하는 시대가 올지 모른다.

원불교에서는 천지은·부모은·동포은·법률은 이렇게 네 가지 은혜를 사은(四恩)이라 하고 이 사은은 우리의 삶에 있어 없어서는 살아 갈 수 없음을 가르치고 있다. 이러한 교리에 근원하여 원불교 광주전남교구에서는 살아나(살림·아낌·나눔) 운동을 봉공회와 여성회 등을 통해서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봉공회는 바자 등을 통하여 실천하고 있고, 여성회는 남은 음식물 줄이기 운동과 남은 음식물 활용 요리대회를 개최하는 등 살아나운동을 적극 실천하고 있다.

흔하다고 함부로 하면 나중에 그 결과가 돌아올 때는 우리가 평소 소중하게 여기는 금으로도, 옥으로도, 돈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 내몰릴 수 있음을 알아야 하겠다.

아무 생각 없이 날마다 사용하는 물과 전기에 대해서도 한번쯤은 감사를 느끼고 아껴 쓰려 노력하자. 한 사람 한 사람의 노력이 모여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맑고 밝고 훈훈한 세상으로 지속될 수 있을 것이다.

〈박덕규 원불교 서광주교당 교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