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화로 유명한 이솝은 노예였다. 어느 날 이솝 주인이 그 집의 노예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찾아오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솝이 찾아온 것은 다름 아닌 ‘혀’ 였다.

그러자 그 주인이 이번에는 세상에서 가장 무섭고 악한 것을 찾아오라고 했다. 그러자 이솝이 또다시 들고 온 것이 혀였다. 주인은 이솝의 선택에 경탄할 수밖에 없었다.

인간의 세 치 혀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울 수도, 가장 무섭고 악할 수도 있는 것이다.

사람의 혀는 칭찬을 통해 고래를 춤추게 할 수도 있고, 심장을 파고드는 독화살이 되어 죽음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

미국의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심리연구소에서 사람의 말과 행동이 씨앗의 발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한 적이 있었다. 즉 두 개의 화분에 똑같은 흙과 비료를 섞어 넣은 다음 23개씩 씨앗을 심었다. 그런 다음 두 화분을 같은 온실 속에 두고 씨앗들이 발아되는 동안 똑같은 태양열을 받게 하고 실내온도도 똑 같게 유지시켜주었다.

그러나 그 실험에서 한 가지 방법만은 다르게 적용했다.

그것은 하루에 세 번씩 첫 번째 화분 주변을 맴돌면서 그 화분의 씨앗들을 향해 “너는 아무리 싹을 틔우려 해도 열매를 못 맺을 거다. 너는 절대로 흙을 뚫고 나와 싹을 틔울 수 없어. 혹시 싹이 난다 해도 곧 말라 죽을 거야”라는 말로 학대했고 다른 화분에 정 반대로 “그래 내가 정성껏 심은 씨앗들이 다 잘 자랐다. 너도 마찬가지다. 너는 분명히 아름다운 식물로 자라나서 예쁜 꽃을 피우게 될 거야. 그날이 기다리는구나!” 라고 격려했다.

드디어 3주가 지나 이 두 화분의 사진이 나란히 유명한 주간잡지인 타임지에 실렸다.

부정적인 말로 학대를 받았던 화분은 몇 개의 작은 싹만 나왔을 뿐 그 이상은 더 크게 성장하지 못했고 격려의 말을 듣고 자란 화분에는 길가에 자란 여러 가지 풀 가에서 꽃들이 활짝 피었다고 한다.

시골의 작은 성당의 신부를 돕고 있는 소년이 성찬용 포도주를 나르다가 잔을 떨어뜨렸다. 너는 다시는 교회에 나오지말라고 책망을 받았던 소년은 그 뒤로 성당을 나오지 않았고 무신론자가 되었다가, 공산국가의 독재 대통령이 되었다. 그가 바로 유고슬로비아의 티토 대통령이었다.

똑같이 성당에서 신부를 돕던 한 소년이 역시 성찬용 포도주를 떨어뜨리자 신부는 이해와 사랑으로 “음 나도 어렸을 때 그랬다. 너는 앞으로 참 좋은 신부가 되겠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플톤쉰 주교가 되었다.

에머슨은 이런 말을 했다. “사람은 누구나 그가 하는 말에 의해서 그 자신을 비판한다. 말은 남 앞에 자기 초상을 그려 놓은 셈이다.”

말은 곧 인격이요, 삶이요, 사상이요, 운명이라는 말이다.

데이가 쓴 ‘세 황금문’이라는 글이 있다. 사람이 어떤 말을 하든지 세 문을 통과해야 한다고 한다.

첫 번째 문은 참말이냐 하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아무런 근거도 없는 말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남이 했다고 해서 자기도 해서는 안 된다. 자기가 할 때는 자기가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필요한 말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참말이라 할지라도 이 말이 꼭 필요한 말인가 따져보아야 하는 것이다. 아무리 진실한 말이라도 불필요한 말은 하지 말아야 한다.

세 번째는 친절한 말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그 말이 온유한가, 그 말을 할 때 사랑스러운 표정으로 했는가를 살펴야 한다. 필요한 말일지라도 친절하게 말할 때만 좋은 열매를 맺는다. 이런 황금문을 지날 수 있다면 좋은 씨가 되어 좋은 열매를 많이 맛보게 될 것이다.

말로 상처를 가장 많이 받는 곳이 가정이다. 인간이 성장하면서 가장 상처를 많이 준 사람이 부모라고 한다. 부모로부터 받은 말의 상처가 우리 마음속에 너무도 많이 얼룩져 있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수많은 악플과 함께 남에게 상처를 주고 그 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말의 해악성을 보면서 이제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긍정, 칭찬, 격려의 글과 말들이 더 많아져야 아름답고 살기 좋은 사회가 될 것이라는 것은 자명한 것이다.

〈김재영 광주성안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