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진료실에서 20대 중반의 건장한 청년을 진찰했다. 어깨랑 목이 많이 뭉치고 뻐근하고 아프면서 목과 어깨의 통증이 심할 때는 잠도 잘 못들 정도라고 심한 불편감을 호소했다. ‘설마 20대의 젊은 나이에 목디스크 질환은 아니겠지’라고 생각하고 목 X-ray 검사를 해봤더니 목뼈의 각이 변형되는 일자목을 넘어선 일명 ‘거북목’의 양상이 보였다.

일반적으로 목디스크는 30대 후반에서 40대로 넘어가는 나이에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 젊은 20대의 청년은 적어도 10년 이상 빠른 나이에 목 디스크 질환이 발생한 것이다. 환자는 신경차단요법을 통한 통증 조절과 경추부 교정 견인 치료를 받고 현재는 목과 어깨의 통증이 많이 좋아진 채로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이렇게 젊은 나이에 목 디스크 병을 앓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10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빠르게 세상이 변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스마트 폰, 태블릿 PC가 보급되면서 어디서나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 폰으로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거나 인터넷 검색을 하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서 일을 하고 컴퓨터를 이용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걸을 때나 이동할 때에도 스마트 폰이나 태블릿 PC를 사용하는 요즘 20대를 보면 목 디스크 질환이 젊은 나이에 잘 발생하는 것이 이해가 된다. 모니터를 내려다보며 기울어진 머리를 오랫동안 지탱하다 보니 목과 주변 근육에 무리한 힘이 들어가게 되고 이로 인해 목 디스크가 나빠지게 된 것이다.

팔과 어깨의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의 목 부분을 진단해보면 대부분 일자목이거나 거북목처럼 목이 변형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정상적인 경추는 C자형인데 반해 목뼈에 지속적인 자극이 가해지면 일자형이 되거나 앞이든 뒤든 목뼈가 정상커브를 잃게 된다.

목뼈를 변형시키는 주요 원인은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드는 경우, 경추 및 경추 관절에 외상을 입는 경우, 잘못된 자세로 컴퓨터를 자주 쓰는 경우, 운동 부족 또는 갑작스런 무리한 운동을 했을 경우, 장시간의 운전 등 머리와 목을 앞으로 내미는 습관이 있는 경우, 수면시 엎드려 자거나 높은 베개를 사용하는 경우가 목뼈를 변형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척추의 목 부위에는 7개의 목뼈가 있다. 목뼈 사이에는 디스크가 있어서 머리의 무게를 분산시켜주고 충격을 완화시켜 주는 기능을 한다. 하지만 목뼈가 변형되면서 디스크에 손상이 생기고 손상 정도가 심해지면서 수핵이 돌출돼 척추의 신경을 압박하게 되는데 이 질환이 바로 경추디스크, 일명 목 디스크 질환이다.

목 디스크는 퇴행성 질환으로 주로 장년층이나 노년층에서 나타나지만 최근에는 목 디스크 발병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어 청소년 환자들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러한 목 디스크 환자들이 어깨가 아프고 팔이 저린 이유는 목뼈 가운데 구멍을 관통해 지나가는 신경가지들이 팔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위에 기술했던 증상이 1주에 4∼5회 이상 나타난다면 한번쯤은 목디스크나 목뼈 후관절의 이상을 의심하고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목 MRI 등의 정밀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젊은 나이에 발생하는 목과 어깨의 통증을 가볍게 보지 말고 증상이 나타나는 초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한다면 목 디스크 병은 쉽게 치료될 수 있는 질환이다. 하지만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면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한 상태에 이를 수 있다.

〈동광주우리병원 곽형준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