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지난 60∼70년대에 세계 최빈국 상태에서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루어 현재 세계 경제 10대 대국에 이르렀다. 1인당 국민소득도 약 80달러에서 현재 2만 달러가 넘는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뤘다. 이것은 모든 국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힘을 모아 노력한 결과로 자랑스러우며 현재 우리나라 유사 이래 가장 풍요로우면서도 발전된 사회 환경에서 국민들이 살고 있다.

현 50대 이상의 세대는 배고픔과 궁핍한 생활에 대해서 잘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큰 병이 들어 사경을 헤매도 치료할 의료시설도 없었고 경제적인 여유가 없었다. 지금은 우리나라 의료수준이 세계적으로 발전해 평균수명이 80세를 넘는다.

이런 의료의 발전과 국민의 평균수명이 거의 선진국 수준으로 높아진 것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1977년 국민 1인당 GDP가 1천달러정도인 시대에 의료보험제도를 도입해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1989년 전 국민 의료보험을 실행해 모든 국민이 쉽게 의료를 이용할 수 있고 치료받을 수 있었던 결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건강보험의 현주소는 암울하다. 우리나라 의료보험 제도가 처음 시작할 때 의료원가의 채 50%도 미치지 못하는 상태에서 시작해 현재도 적정수가의 70%정도 밖에 보전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우리 의료계는 국민들의 건강과 의료선진화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매진해 왔다.

2000년대 들어 우리 의료계가 의약분업의 시행은 엄청난 건강보험 재정 및 의료비의 증가로 인해 국가적인 큰 재앙이 우려된다면서 준비되지 않은 의약분업의 정책시행에 대해 적극적인 반대를 해왔다. 그 결과 건강보험재정 적자가 누적되고 인구고령화로 인한 의료비의 급격한 상승은 우리 건강보험재정의 엄청난 적자가 심화돼 국민의 의료비에 대한 큰 부담을 촉발하고 있다.

더욱이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와 일부 시민단체들의 주장으로 저 부담, 저 수가, 저 급여 정책을 30년 이상 지속시킴으로서 현재 건강보험 의료수가는 원가의 75%정도의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매년 병원의 도산률이 9.4% 정도에 이르고 있다. 지난 한 해만해도 148개 병원이 폐업했고, 423곳의 의료기관이 금융권 부채를 갚지 못해 공단에서 받아야 할 진료비를 압류당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 10년 동안 물가와 인건비는 각각 38%, 82% 오른 반면 건강보험 수가는 고작 19% 인상되는데 그쳐 물가상승률의 절반, 인건비 상승률의 1/4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건강보험 재정의 계속적인 증가만 우려한 나머지 의료기관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저수가 일변도로 정책을 밀어 부치고 있다. 이로 인해 의료의 특성상 최신 의료의 시설 및 장비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전문 고급 인력 양성 등 투자와 지원이 필요한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할 수 밖에 없게 됐다.

무조건적인 저부담, 저수가, 저급여정책을 더 이상 지속해서는 안된다.

이제 적정진료, 적정 수가, 적정 부담이라는 정책으로 방향을 바꿔 의료가 국민의 건강을 더욱더 증진시켜 싱가폴, 인도와 같이 국부를 창출하는 산업화로까지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허 정 에덴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