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누구나 자동차를 몰고 다닌다. 한 가정에 자동차를 1대 이상은 소유하고 있다고 하며, 대부분의 성인이 스스로 운전을 한다고 한다. 자동차로 인해 우리 인간은 예전보다 더 편리하게 살아가며 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나 여행을 자유롭게 하며, 멀리 떨어져 사는 가족과 친구를 더 자주 만나게 해주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로 인한 교통사고로 인명과 재산의 피해가 큼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자동차 운전으로 사고가 일어나는 요인이 여러 가지가 있겠다. 그 중에서 인명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는 차량의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그러할 것이다.

성능이 좋은 차일수록 제동장치가 좋다고 한다. 차가 빨리 달리기만 하고 멈추는 장치 즉 제동장치가 미비하다면 좋은 차가 될 수 없을뿐더러 아무도 그런 자동차를 타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좋은 차일수록 빨리 잘 달리고 아주 짧은 시간에 멈추는 성능을 갖추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자동차 운전을 잘하는 사람은 자동차의 성능을 이해하고 장치를 잘 조작하여 달리고 멈춤을 상황에 맞게 잘 하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도 자동차처럼 앞만 보고 나아가기만 하고 멈출 때 멈추지 않거나 멈추지 못하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 될 수 없다. 사람에게도 제동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람의 어디에 제동장치가 필요한가 하면 마음에 필요하다. 우리의 마음은 잠시도 쉬지 않고 작용하면서 살아간다. 마음은 바로 몸을 움직이는 운전사와 같은 존재인데 이 마음이 운전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고 볼 수 있다.

불가에서는 마음 다스림을 소에 비유하여 마음소를 잘 길들여야만 복된 삶을 살아 갈 수 있다고 하였다.

이제는 세월이 많이 변하여 현대에 맞게 원불교에서는 이 마음을 소보다는 자동차에 비유하고 있다. 우리는 마음을 작용할 때 온전한 생각으로 하고 있는가? 못하고 있는가? 늘 살피고 돌아보아야 인생살이가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

일을 당하여 요란함도 어리석음도 그름도 없이 이 마음을 온전하게 작용하려고 하면 마음을 멈출 줄 알아야한다고 원불교에서는 가르치고 있다. 마음을 작용할 때 잠깐 멈추어 자신을 바라보는 힘을 갖춘 사람은 만사에 성공을 보나 그렇지 못하고 앞만 보고 달려가기만 하는 사람은 실패를 보기 십상이다.

지나온 세월에 훌륭하고 인정받은 인물들은 하나같이 이 마음을 잘 작용한 사람인데 공통점이 있다면 때에 따라 곳에 따라 일에 따라 멈추어 가기 자신을 바라보았다는 것이다.

눈과 귀는 밖으로 향하여 보고 듣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이 또한 마음이 조정하는 것이라 보고 듣는 것을 때때로 멈춰서 내 안에서 일어나는 모습과 소리를 경청할 수 있는 마음을 지닌다면 나의 삶이 달라질 것이다.

이제 겨울이 점점 깊어진다. 겨울엔 나무들이 밖으로 뻗어가던 가지는 멈추고 잎마저 다 떨어트리고 마지막으로 수분마저 포기하고 안으로 갈무리함으로써 길고 추운 겨울을 이겨낼 수 있듯이 우리도 시시각각으로 맞이하는 여러 상황에서 아주 짧은 시간을 내어 마음을 멈추어 안으로 자신의 내면을 살펴보자.

이번 겨울엔 마음의 제동장치를 점검해보고 잘 활용해보자.

〈박덕규 원불교 서광주교당 교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