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료가 이젠 국부증진의 수단이 되고 있다. 바로 의료서비스와 관광을 합친 ‘의료관광’을 통해서다. 우리나라 의료관광은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메디컬 비자를 도입하고 유치기관 등록제를 운영하는 등 제도적인 노력을 기울이며 관광객 유치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2009년 6만201명이었던 외국인 환자는 2010년 8만1789명으로 늘었고 올해에는 11만 명으로 전년대비 35%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비싼 의료서비스 대신 한국의 저렴한 의료서비스를 택하고 있는 재미교포와 한국의 선진 의료서비스를 만나기 위해 동남아인들이 기꺼이 많은 비용을 들이고 있다.

우리 시는 아직까지는 타 광역시에 비해 의료 관광객의 방문 실적이 낮은 편이다. 하지만 해마다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의료관광객 추세를 보면 전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광주시 의료관광의 큰 장점으로는 뭐니 뭐니 해도 수준 높은 의료기술과 인력, 그리고 광주시 인근에 분포하고 있는 수많은 관광자원이다. 광주시는 전문 의료인수가 1만5000여 명이 넘으며 최첨단 의료장비를 다량 보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남도의 풍경과 풍성한 음식문화는 우리 시만의 강점이다. 이러한 풍부한 인프라와 자원을 바탕으로 올해 광주시는 의료 관광사업에 막 첫 발을 내디뎠다.

현재 광주시는 외국인 환자유치 정식등록 의료기관과 함께 6개국 언어로 의료관광 홈페이지를 구축하고 있다. 홈페이지 구축으로 많은 해외 환자들이 우리 시의 의료현황을 볼 수 있겠지만, 그들을 실제로 광주로 오게 하려면 아직도 많은 어려움이 있다. 대표적인 문제가 바로 교통 인프라이다. 그리고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고 관리할 수 있는 전문시스템이 전혀 갖춰지지 않았다. 하드웨어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전문 인력과 같은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이 절실한 실정이다.

이미 ‘메디 시티’라는 슬로건 아래 적극적인 의료 관광사업을 펼치고 있는 대구시를 살펴보면, 5년 후 전국 최고의 의료도시, 10년 후 동북아시아 최고의 의료도시를 목표로 삼고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의료기관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친절 코디네이터 교육을 하는가 하면, 의료관광 통역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의료주간을 정해 지역 최대 의료전문전시회를 열고, ‘대구 의료관광 바이어 초청 세미나 및 전시회’ 등 의료 관련 행사들을 열어 세계적 기업의 해외바이어들을 초청하기도 한다. 대구시를 비춰봤을 때 우리 시 역시 좀 더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여기에서 간과해서는 안 될 일이 외적인 규모의 확장에 앞서 내실을 다지는 일이다. 광주시 의료산업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세계적인 의료서비스를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광주시 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 또한, 지역 주민들이 자칫 해외환자 유치사업 속에서 소외받지 않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지역민에게 만족감을 주지 못하는 의료 서비스로 어떻게 국내외 유수의 경쟁자들을 상대할 수 있겠는가.

일각에선 의료관광의 활성화를 위해선 의료 민영화를 추진해야한다는 주장이 들려오기도 한다. 하지만 의료민영화는 별개의 문제이다. 실제로 의료관광산업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싱가포르 같은 경우 70% 이상이 공공의료기관이며, 정부 산하에 ‘Sing Med’라는 의료관광 통합기구를 두고 싱가포르 정부와 의료계, 학계가 연계돼 싱가포르 의료관광의 주춧돌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광주시만의 창의적인 의료관광 모델 계발임을 시사하고 있다.

의료관광 사업이 의료의 상업화로 치우치지 않도록 언제나 경계를 해야 할 것이며, 공공성과 공익성이 담보되어야 할 것이다. 궁극적인 의료 선진화의 목적은 광주시 지역민의 건강증진이기 때문이다. 의료관광의 첫걸음을 떼는 광주시가 잊지 않도록 당부해본다.

〈서정성 아이안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