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난아기가 태어나서 시간이 흐른 후 걷게 되듯이 시력도 미완성된 상태로 태어나서 만 8∼9세 정도에 보는 기능의 시스템이 완성된다.

이러한 발달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상적인 눈을 가지고 잘 보느냐이며, 만약 아이가 보는데 방해를 하는 뭔가가 있다면 이 기능의 발달은 멈추거나 정상보다 늦어진다.

이렇게 늦어진 발달을 원상복구하지 못하고 이시기가 지나면 거기에서 고정돼, 이후에는 고칠 수가 없게 된다.

어린아이의 눈에 굴절이상이 있으면 정확한 상이 맺히지 못해 시력이 발달하지 못하므로 되도록 조기에 소아안과 전문의에게 시력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즉 굴절이상이 있으면 일찍 발견해 교정해주는 것이 약시나 사시를 예방하고 정상적인 시력 발달을 위한 지름길이라 하겠다.

근시란 먼 곳은 잘 안보이고 가까운 곳은 잘 보이는 굴절이상의 한 종류로 난시와 합병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근시는 태어날 때부터 존재하지는 않으며,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들어와서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런 경우에는 특징적으로 눈을 찡그리고 보거나 TV를 가까이서 보려하고 혹은 얼굴을 옆으로 돌려서 보려 하기도 하며, 쉽게 눈피곤증을 호소하는데 이런 증상이 나타날 때는 한 번쯤 근시를 의심해 보아야 한다.

그러나 이런 증상을 보일 때 안경을 착용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성인이 되지 않은 아이들이 장시간 독서를 하거나 눈을 과다하게 사용하면 조절근의 피로로 인해 일시적인 근시현상을 보이는 ‘가성근시’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 경우 안경을 착용하면 두통과 눈 피곤증이 더 심해질 수 있다.

따라서 안과에서 조절 마비제를 눈에 넣은 후 시행하는 조절 마비굴절검사를 통해 과연 근시인가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며, 이때 측정한 도수를 적용해 안경처방을 받는 것이 가장 안심되고 정밀한 방법이다.

게다가 원시나 난시와 같은 굴절이상이 의심되는 경우에 조절 마비굴절검사는 필수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선천적인 근시가 아닌 경우에는 예방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눈이 피로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과로를 피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하며, 장시간 계속적인 독서나 정밀한 작업은 피하고 조명을 적절하게 유지해 물체를 정확하고 빨리 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좋다.

그러므로 아이들이 공부할 때에는 항상 방안의 전체조명을 유지하면서 스탠드 등을 책상 상단에 위치하게 해 글씨를 쓸 때 그림자가 지지 않게 해주어야 하며, 책상이나 의자도 몸에 맞는 것을 사용하게 해 눈과 책 사이의 거리를 30Cm정도로 유지시키고, 머리를 너무 숙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TV를 볼 때는 화면의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적어도 3m 이상 떨어져서 보게 해야 하며, TV자체의 위치는 눈 높이 보다 약간 아래가 좋고 역시 실내조명이 있는 곳에서 시청하게 하는 것이 좋다.

컴퓨터를 할 때에도 눈 높이 보다 아래쪽으로 25도 각도 정도에 모니터를 위치하게 하며 모니터와 적당하게 떨어져서 사용토록 해야 한다. TV든 컴퓨터든 장시간 들여다 보게 되면 눈의 피로와 두통을 일으킬 수 있고, 또한 근시로의 진행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항상 주의를 기울여 주어야 한다.

생후 3∼4개월이 돼도 엄마와 눈을 맞추지 못하거나 걸을 때가 됐는데도 걷지 못하고 유난히 잘 넘어지는 경우, 시선이 바르지 못하는 아이 등은 시력 이상이 예상되므로 소아 안과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김성주안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