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대 총선을 3개월여 남겨둔 현재, 서울시 재보선 선거의 야권 단일후보의 승리에 이어 민주당과 시민통합당, 한국노총 등이 참여한 통합민주당이 출범하면서 총선 분위기가 후끈하다. 우리 지역에서도 19대 국회 입성을 노린 입지자들의 얼굴 알리기 위한 출판회가 수시로 열리는 등 총선 열기가 벌써부터 뜨겁다.

국회의원 전원이 야권인 이 지역의 특성상 통합민주당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고 야권의 텃밭인 호남의 내부 개혁에 대한 열망도 크다. 전통의 민주당에 혁신과 통합의 친노와 일부 시민 세력의 참여로 통합이 이루어진 것은 잘한 일이다. 그러나 통합민주당이 순항하려면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국민의 정치권에 대한 변화의 욕구를 수용하고 원칙과 초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민주당은 후보를 내지 못하고 시민 후보에게 양보하였지만, 시민 후보를 당선시키면서 한나라당 후보의 당선을 저지시키는 절반의 승리를 거두었다. 야당이 서울 시장후보를 내지 못한 것은 역사상 초유의 일이었을 것이다. 국민이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먼저 반성하고 정확하게 현재의 상황을 인식해야 한다.

10·26재보선에서 비록 한나라당이 서울 시장선거에서는 졌지만 아직도 전국적으로 30%에 가까운 정당지지율을 갖고 있고 유력한 대권 주자도 있다. 민주당이 잘 해서라기보다는 반한나라당 정서 속에서 국민의 역선택을 받았다. 자기 반성과 철저한 내부 개혁을 해야만 국민의 진정한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호남에서도 민주당에 대한 지역의 기류가 심상치 않다. 지난 수 년간 민주당의 오만과 부패가 야기한 것이라고 본다. 전임 시장의 처남 주유소 사건이나 국회의원의 땅 사건 등은 이 지역의 대표적인 권력형 비리이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법적 결과 운운하면서 제 식구 감싸기에 바쁘지만 법적 책임보다 도덕적인 죄가 더 크다.

매 번 총선이 다가오면 지역에서는 물갈이 여론이 들끓고 실제 물갈이 공천이 이루어졌지만 항상 수질이 문제였다. 지역민의 여론은 기본적으로 지난 18대 총선과 거의 같다. 도덕성과 자질을 갖춘 참신한 후보를 원한다.

사실 민주당의 호남 물갈이 공천은 의지만 있으면 할 수 있다. 총선을 3개월여 남은 현재의 여론으로 봐서 도덕성과 자질을 갖춘 참신한 후보라면 당선이 유력한데 못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당원이 정당의 주체인 것은 맞다. 그런데 당원이 국민의 변화 욕구를 수용하지 못하는데 그래도 당원 중심의 후보 선출 방식을 고집하면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 기존의 여론 조사 방식이나 체육관 선거로도 인재 수혈이 어렵다, 과감하게 기득권을 포기해야만 한다.

호남은 민주당의 텃밭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우리 호남 사람들은 민주의 성지라는 자부심이 있다. 이번 총선에는 민주의 성지에 걸맞은 후보로 호남의 민심에 부응해야한다. 호남에서 민심을 얻지 못하면 전국 어디에서나 민심을 얻지 못한다. 이것이 호남을 중시해야 하는 이유다.

〈김병인 서영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