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연말연시를 맞이하면 모든 일들이 분주해지고 마음이 들뜨기 쉽다. 그러나 한해의 복을 불러오기 위해서는 말과 행동을 조심 삼가는 것이 한해의 복을 불러오는 것이다. 또한, 새해를 맞이하여 자신이 세운바 다짐, 서원을 잘 지키는 것은 자신과의 약속이기도 하지만 자신을 성숙시키고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풍요하게 할 것이다.

끝임 없이 세상물정에 달아나는 자신의 마음을 지키는 것은 나의 극복이요 승리이며 백만 대군의 적을 이기는 것보다 값지고 보람된 것이라는 성현의 말씀이 떠오르게 한다.

자신을 극복하고 승리하는 것은 그냥 마음만 먹어서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수행자와 같은 계율(戒律)을 지키는 일이 필요한 것이다. 죽이는 것, 훔치는 것, 거짓말하는 것, 남녀의 부정 술로 인해 잘못된 것, 이 원인으로부터 벗어나는 보편타당한 다섯 가지 계율을 지키는 것이다. 그로 인해 지구상에 살고 있는 풀 한 포기 나무한 그루 벌레 한 마리까지 생명을 존중하는 것이 되고 소통하는 것이 되어 일류의 큰 홍복이 될 것이다. 만약 그렇지 못하면 그것이 부메랑이 되어 우리의 생명이 위태롭게 될 것이다.

인과경에 말씀하시길 첫째 살생하면(생명) 자비종자가 끊어지고 단명보를 받게 된다. 다음 생에는 병이 많거나 단명 한다 하였다. 둘째 주지 않은 남의 물건을 훔치고 탐하면 복덕종자가 끊어지고 빈천보를 받는다. 다음 생에는 가난하고 곤궁해서 사람노릇을 잘못한다 하였다. 셋째 삿된 애욕에 빠지면 윤회의 씨앗이 되고 근심과 두려움의 과보를 받게 되고 다음 생에는 아내가 정조를 지키지 않으며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였다. 넷째 거짓말하면 진실의 종자가 끊어지고 타인의 속임을 받는다 하였다. 다음 생에는 권속이 화목하지 못하고 다투기를 좋아한다 하였다. 다섯째 술이 지나치면 지혜종자가 끊어지고 다음 생에 추루한 보를 받는다 하였다.

계율에 의하여 우리의 생명이 온전히 지켜지는 것이고 계율에 의해 우리의 영혼이 빛나는 것이다 하였다.

히말라야 설산 아래 실단이라는 집 없는 새가 살고 있다. 낮이 되면 실단이라는 새는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이가지 저가지 맛있는 열매를 따 먹으며 즐겁게 노래하지만 밤이 되면 오들오들 떨면서 다짐한다. 내일 날이 밝으면 반드시 집을 지으리라 길상초를 물어다가 엮어서 벽을 만들고 지붕은 나뭇잎으로 잘 덮어서 따뜻한 집을 지으리라. 그러나 날이 밝으면 간밤의 다짐과 추위에 고생하던 일들은 모두 잊어버리고 다시 이나무 저나무 옮겨다니며 열매를 따먹고 노는데 정신이 팔려 하루를 보내고 다시 밤이 되면 추위에 떨며 정말 내일은 꼭 집을 지어야겠다 다짐하지만 결국 실단이 새는 집이 없이 사는 새가 되고 말았다.

누구나 새해를 맞이하면 한두 가지 다짐을 하게 된다. 담배나 술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건강을 위해 담배를 끊고 술을 절제하겠다. 또는 일주일에 두 번 이상 만보이상 걷겠다. 등등 새로운 다짐을 하게 된다. 그러나 삼 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그만두는 분들이 많다. 나 역시 지키지 못하는 다짐을 일 년이면 세 번씩 발원한다. 1월 1일만 되면 꼭 지 켜야지하면서도 한 달을 넘기지 못하고 재다짐을 하게 된다. 1월 1일이라는 것이 예부터 설날이다. 초하루부터 꼭 실천하리라 다짐한다. 그러나 또다시 계절의 시작은 입춘이야 그때부터 정말 실천하리라 재삼 다짐하면서 한해가 지나간다.

드디어 임진년 용의 해다. 용은 구름을 불러 비를 내리고 구름을 거두어 햇볕을 쬐게 하여 대지를 풍요하게 하지만 우뢰와 번개, 거센 비바람으로 대지를 두려움에 떨게도 한다. 이 조화는 다 여의주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용이 여의주를 얻는 것은 수천 년 인욕수행의 결실이다. 우리 국민도 이제 용이 여의주를 얻듯 우리에게도 참아왔던 결실의 기회가 다가온다. 총선과 대선을 잘 치러내 빈부와 남북이 소통하고 다문화 가정 누구나 노력하면 잘 살 수 있는 기회의 나라로 만들어 가자.

〈현 지 무등산 원효사 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