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득한 옛날부터 유럽의 시인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여성의 머리카락을 찬미해 그 매혹을 노래했다. 긴 생머리에 찰랑거리는 머릿결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여자들의 로망으로 여겨지고 있다. 생머리 여인에 대한 동경은 어쩌면 여자보다 남자가 클지도 모른다.

하지만, 젊은 나이에 머리카락이 가늘어져서 힘이 없어지고 머리숱이 적어지면, 실제 나이에 비해 늙어보이고 심한 경우는 대인 관계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사람의 머리카락은 피부 밖으로 올라온 후 3∼5년 정도 자라며, 오래된 머리카락은 빠지고 잠깐 쉬었다가 다시 자라나는 순환, 즉 모발주기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매일 일정량의 머리카락이 빠지지만, 빠진 만큼의 모발이 새로 올라오기 때문에 항상 같은 양의 모발을 유지할 수 있다. 보통의 경우 모발은 한 달에 1∼1.5cm씩 성장한다. 만일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고 자연 그대로 기른다면, 수학적으로는 3∼5년간 자랄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60∼90cm까지는 기를 수 있다.

집안에 탈모가 있는 경우는 유전적인 남성형 탈모증이나 여성형 탈모증이 발생하기 쉬어진다. 유전성 탈모증은 유전과 남성호르몬이 주요한 원인이기 때문에 남성호르몬의 분비가 왕성한 사춘기 이후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남성의 경우는 이마가 넓어지거나 정수리 모발이 가늘어지면서 없어지는 과정을 겪으며, 여성의 경우는 정수리 부위의 모발이 힘이 없어지고 숱이 적어지는 변화가 나타난다. 탈모증이 진행되면 얼굴의 윤곽이 약해지거나 변형이 오고 실제보다 늙어보이기도 한다.

최근 들어 20대 젊은이들 중에서도 남성형 탈모증으로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을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최근 10여 년 사이에 남성형 탈모증이 많아지고 있으며, 심한 탈모증도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탈모증 증가의 주원인은 서구화된 식생활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은 2차 세계대전 이전에는 남성형 탈모증이 드물었으며, 심한 경우도 별로 없었다. 하지만, 1945년 전쟁 이후 탈모증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육식 위주로의 식생활 변화이다. 과거 곡물과 채소 생선을 주로 먹고 살았던 일본인들이 미국에서 전해온 햄버거나 피자 등의 기름기 많은 음식과 패스트푸드로 알려진 인스턴트 식품의 섭취가 늘면서 탈모증 발생이 증가됐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식생활의 개선으로 탈모증은 물론 성인병의 발생을 줄일 수 있다. 백미보다는 섬유질과 비타민B가 많은 현미나 잡곡이 탈모증과 대사성 질환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 동물성 기름이나 육류보다는 식물성 기름이나 등푸른 생선이 불포화지방산이 많아서 좋다. 그 이외에도 모발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에는 비타민이 풍부한 채소나 과일 그리고 해조류 등이 있다.

고대 그리스의 아리스토텔레스와 시저도 대머리였다고 한다. 그들도 탈모증을 치료하기 위해 여러 가지 동물과 식물 기름을 발랐었지만, 빠지는 모발을 막을 수는 없었다.

이제 탈모증은 여러 가지 치료법의 개발로 치료가 가능하다. 탈모증이 심하지 않은 상태로 외모에 변화가 없는 경우는 먹는 발모제나 바르는 발모제로 탈모증의 진행을 90% 이상 막을 수 있다. 탈모증이 심해서 외모가 변한 경우는 자기의 모발을 이용해 탈모 된 부위에 옮겨 심어주는 자가 모발이식수술이 좋은 효과를 보고 있다.

〈정진욱 더모 헤어플란트 모발이식센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