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 주차된 차 안에서 최근에 출판기념회를 한 은펜칼럼 모음집 ‘은필세담’에 그동안 필자가 기고를 한 원고들을 다시 되새겨 읽어 보면서 책에서 다룬 ‘지역 대중문화 살리기 운동’, ‘문화의 지방분권’, ‘방송국 본사의 지방이전’을 어떻게 현실화시켜 갈 것인가 전략을 고민하고 있었다. 그때 “삐리릭” 벨이 울리며 평소에 존경하던 선배로부터 토요일에 충남 서천에서 열리는 ‘자치분권전국연대회원대회’에 같이 가자는 전화가 왔다.

순간 어떻게 이렇게 절묘한 타이밍에 이런 제안이 오나 싶은 생각에 등에 ‘찌리리’ 흐르는 전율을 느끼며 즐거이 간다고 약속을 했다.

2월 11일 토요일 문화예술회관 앞에 있는 관광버스에서는 43명의 지역사회 선각자들이 탑승해서 정확히 약속했던 11시에 출발했다. 보통 이런 버스출발 모임을 하면 지각을 하는 사람이 나오게 마련인데 정확한 시각에 출발을 한 것을 보며 참석한 사람들의 마음의 의지가 어떠한가를 느낄 수 있었다. 막간을 이용해 충남 서천 춘장대 해수욕장에 가서 맑고 상쾌한 바닷바람과 풍경을 즐기고, 서천군 문예의 전당에 도착했다.

행사장에는 전국에서 몰려온 1000여 명의 선각자들로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언제나 그렇듯이 입구에 있는 커피 다과 책상에 가서 충청도 커피는 도대체 어떤 맛인가 하며 맛을 보았다. 경남도지사, 충남도지사는 직접 참석하시고, 광주시장과 서울시장은 축하 동영상을 보내 주셨다.

이날 행사장에서 채택한 선언문 중에 내 눈을 번쩍 뜨이게 한 것은 바로 개헌을 통해서 헌법에 대한민국이 자치분권국가임을 명시하도록 하는 운동을 실시하자는 것이다. 지난 10년의 제1기 자치분권운동이 국가균형발전선언으로 중앙정부를 살찌우는 국부(國富)의 시대를 종결하고, 지역이 골고루 잘 사는 향부(鄕富)의 시대를 선언했다면, 제2기 자치분권운동은 자치분권형 국가를 수립하는 것을 목표로 하자는 것이다. 지역의 혁신 역량을 모아 자치분권형 헌법개정을 실현하고 대한민국을 새롭게 혁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것이다.

행사 마지막에 참석자 자유발언 시간이 있었는데 필자는 마이크를 잡고, 서울 중심의 방송 문화로 인해 국민들의 의식이 서울 중심으로 만들어져 수도권으로 사람이 쏠리게 된다면서 방송국의 본사를 지방으로 옮겨 다양한 지방의 대중문화가 지역간 소통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이 들어 두 딸과 광주에 같이 살면서 손자 얼굴도 자주 보고 싶다면서 도와달라고 했다. 다행히 사람들이 좋아하며 박수를 많이 쳤다. 내려오는 버스 안에서는 지방분권을 주제로 한 대중가요 노래 자랑 경연대회가 있었다. 섬마을 선생님, 소양강처녀, 앞으로앞으로 등 노래와 개사곡들이 선보였다. 나는 ‘고향의 봄’을 불러 상품으로 배 한 박스 선물로 받고 집에 와서 아내에게 잘했다고 칭찬받았다. 참 보람찬 지방분권 여행이었어요.

〈류동훈 사회적기업 행복문화사업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