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일이다. 우리나라 꽃 무궁화를 보면 눈병이 오른다는 의미로 눈에 핀 꽃이라고 했다. 우리나라 지도는 본래 맹수 호랑이의 형상이다. 그런데 이것을 굳이 토끼모양이라고 과소했다. 누가? 왜 그랬을까?

이는 일제가 우리 민족을 말살하려는 정신적인 침략에서 벌인 망상이었다. 성씨와 이름을 개명하고 말과 글을 빼앗고 지명을 바꾸고 풍수지리를 믿는 저들은 수려하고 아름다운 산맥에 쇠막대를 박고 끊었다. 우리 형들은 징용으로 끌려가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을 당해야했고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사람이 머나먼 이국땅에서 고국을 그리워하다 유명을 달리하는 사람들이 얼마던가? 아직까지도 그 가족들은 정부의 미지근한 대처로 쓰라린 가슴을 안고 정당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을까 기대하는 유족들이 많이 있다.

그뿐인가 우리 누이들은 어떠했는가? 꽃다운 청춘을 피워보지도 못하고 일제의 군화에 짓밟힌 채 떨어진 꽃들이 지금도 피 맺힌 절규가 고막을 울리고 있다. 부끄러움을 무릎 쓰고 일본 대사관 앞에서 몸부림치며 온몸으로 한을 풀어보려는 누이들이 이제 할머니가 되었다. 한분 두분 해결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 이제 몇 분 남지 않았다고 한다. 저 누이들의 피멍든 가슴을 언제까지나 보고만 있을 것인가?

올해 들어 93번째를 맞이한 3·1 독립기념일에도 일본에 의례적인 촉구로만 끝날 것인가? 독도문제도 언제까지나 우리 땅이라고만 우리끼리 위로를 받을 것인가? 내가 초등학교 때 학원이라는 잡지를 통해 독도수비대란 연제를 통쾌하게 읽은 기억이 난다. 그런데 지금 내가 칠 순을 바라보는 오늘도 아직까지 우리 땅이다는 원초적인 상황에 머물러 있다니 한심하기 이를 때 없다.

우리 민족이 어려움을 당할 때마다 그 기조에는 목숨을 걸고 섭외하고 때로는 강경하게 대응하다 옥고를 치른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민족 대표 33인 가운데 길선주목사님을 비롯한 16명이 기독교인이었다. 만세운동· 신사 참배 반대 ·민족의 정신강화 등 역사의 중요한 맥을 이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초·중·고 교과서에 기독교 역사가 없다.

3·1절 기념행사 때면 위정자들은 마치 우리나라가 기독교 국가가 아닌가 착각할 정도로 기독교를 추켜세운다. 마치 기독교가 아니었다면 오늘 우리나라는 미래가 보장되지 안을 뻔한 것처럼 군다. 그런데 기념식만 끝나면 한마디 메아리로 흘러가버린다. 그러다가 또 3·1절이 돌아오면 똑같은 말을 재방송한다. 정부나 교과부는 눈을 크게 뜨고 귀를 열어 분명한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우리는 5·18민주화 역사가 교과서에서 누락될 것이라는 소식에 얼마나 분개했는가? 교과서 편찬위원회에 힘을 다하여 따지지 않았는가? 그 결과 어렵게나마 고등학교 교과서에 등재되는 것을 쟁취하지 않았는가

기독교의 역사가 내일의 역사에 주인공이 될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중대한 역사이기에 교과서에서 배제되지 말아야한다. 반드시 교과서에 수록하여 우리 아이들이 역사를 바로 알게 해야 할 의무가 어른들인 우리에게 있음을 인식하고 반드시 기록되어야 할 것이다.

세계 경제 대국에 올랐고 한류의 열풍은 지구를 흔들고 있다. 기독교역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세계 곳곳에 알릴수 있도록 기독교인들이 힘을 모을 때다.



〈이원재 광주 무등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