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자유무역협정)이 3월14일부터 시행되었다. 수출주력 사업들인 자동차, 전자제품, 섬유 등의 산업들은 관세가 철폐되어 미국 수출 시장에서 저렴한 가격에 공급이 가능해져 유리한 상황이 되고 있다. 반면에 농업분야는 수입농산물 쓰나미로 인해 막대한 피해가 불가피하다. 전라남도의 분석에 따르면 농업 분야의 누적 손실액이 향후 15년간 전국적으로 12조2000억원에 달하고, 이 중 전남 농업의 피해는 1조4085억원이며, 연평균 939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이와 같은 농촌의 붕괴는 고령화가 지속되고 있는 농민들의 삶을 황폐화시키고, 이농을 촉진시켜 도시지역의 인구집중을 가속화시켜, 결국 도시 근로자들의 임금을 낮추게 되고 도시민들의 삶의 질도 하락시킬 것이다.

한미FTA를 무효화 하자는 목소리도 있지만, 국가의 미래를 위해 피할 수 없는 개방화의 물결이라면 오히려 이를 국민 행복을 증진 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집중해야 한다.

수입농산물을 우호적으로 바라보고 적극적인 소비를 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유통기간이 길고 농약과 유해물질에 노출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지역에서 나는 농산물을 소비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보통이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심리를 활용해 단순히 가격이 아닌 먹을거리에 대한 ‘문화적 공감’이 함께한다면 충분히 국내 농산물의 소비를 늘릴 수 있다.

이러한 ‘문화적 공감’을 위해서는 농촌체험활동과 도농교류협력사업들을 확대해야 한다. 광주만 보더라도 주말에 무등산을 찾는 사람들이 많고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무등산을 산행하는 것은 건강을 위해 좋은 일이지만, 지역 경제발전에 크게 이바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사람들이 농촌으로 찾아가 다양한 농촌체험행사를 즐긴다면 건강도 챙기고, 농촌 경제에도 도움이 되고, 또 본인들이 참여해서 재배하는 좋은 농산물을 직거래로 구입할 수도 있으니 먹을거리에 대한 만족도 좋아진다.

또 이러한 농촌체험과 함께 문화관광지 답사와 함께 병행하면 지역 관광 산업도 살아 날 수 있다. 거기에 다양한 지역 축제에서 좋은 문화공연과 함께한다면 금상첨화다. 실제 광주전남지역의 녹색농촌체험마을과 행복마을에서는 과일 따기, 감자 캐기, 갯벌조개 캐기, 녹차 만들기, 강변자전거타기, 솟대 만들기, 떡메치기, 도자기만들기, 장승만들기 등의 체험행사들이 풍성하게 준비되어 있고, 황토로 만든 한옥도 준비가 잘 되어 있다.

전남지역의 녹색농촌체험마을과 행복마을들을 홍보하고 그곳에서 나는 농산물로 만든 요리를 체험할 수 있으며, 특산품도 구매하고 체험객도 모집하는 ‘녹색농촌체험홍보관’이 광주에 생기게 되면 광주전남 상생발전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다.

지역 케이블 방송을 비롯한 방송국들은 KBS 1박2일 프로와 같은 예능 체험프로그램을 자치단체들과 협력해 시민참여 행사로 방송으로 만들어 송출하면 좋겠다. 다양한 농촌체험을 주제로 한 대중가요가 개발되어 보급되면 농촌체험을 풍성하게 할 것이다. 기아자동차, 삼성전자 등 수출산업 기업들도 FTA로 인한 수혜를 사회환원 하는 차원에서 농촌체험과 ‘녹색농촌체험홍보관’을 지원하며 함께 참여한다면 지역민들의 사랑도 깊어 질 것이다.

한미 FTA를 두려워 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회로 삼아 도시민들과 농민들이 적극 협력하여 지역 경제도 살리고, 건강도 챙겨 행복을 증진 시킬 수 있는 지혜와 실천에 마음을 모아 정면 돌파를 해나가자.

〈류동훈 사회적기업 행복문화사업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