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1일 총선이 끝났다. 환호와 탄식이 크게 교차한다. 그 결과를 알기 전까지,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 측근들의 민간인 사찰 등의 악재들 때문에 새누리당은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고 민주통합당은 과반의석에 육박할 것이라는 여소야대의 결과를 예측하는 분석이 많았기 때문에 환호하는 측과 탄식하는 측의 소리가 더욱 컸을 것이다. 이처럼 의외의 결과가 나온 것은 민주통합당의 어수룩한 선거전략 때문이라는 여론이 많다.

한명숙 당대표를 중심으로 과거 세력들이 재등장하면서 나눠먹기 공천을 한 것과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일만한 선거 전략이 없는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의 실정에 대한 반사이익만을 쫓다가 결국 결정적인 지지를 이끌어 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견고한 지지도 때문이라고 한다.

전국을 하나의 선거구처럼 활발하게 활동한 결과 기존의 지지 세력을 결집시키고 미약한 곳에서도 과거와 다른 높은 선택을 이끌어 냄으로써 새누리당의 텃밭을 견고하게 하면서 경합이 치열한 곳과 열세지역에 대한 적절한 공략으로 지역구뿐만 아니라 비례대표에서도 완승을 거두었다고 한다.

나는 이번 선거결과에 대해 정당 간 또는 진보와 보수 간의 경쟁에 대한 시각이 아닌 윤리적인 것과 비윤리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어 논해보고자 한다.

우리는 성장 과정 동안의 교육을 통해 정직한 사람이 되라고 배우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올바른 규범에 대해 익혀왔다. 정직한 행위에 대한 보상과 부도덕한 행위에 대한 징벌에 대해서도 모두가 알고 있다. 수많은 교회와 성당 그리고 사찰 안에서 각기 믿는 신은 달라도 이웃을 사랑하고 정직한 생활을 실천할 것을 주문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사회는 법규와 질서를 깨뜨릴지언정 성공하는 것이 곧 정의라고 믿는 사회풍토가 만연하다.

정부는 노래 가락에서 ‘술’이라는 단어만 나와도 청소년유해물이라 판정할 정도로 엄격한 것 같지만 신문지상에 드러나는 소위 사회적 지도층의 제대로 된 처벌이 없는 비윤리적 행위들은 청소년은 물론 시민들에게도 “도덕이 밥먹여주냐? 나만 잘되면 그만이지”라는 사고방식에 확신을 심어준다.

여야를 막론하고 위법을 저지른 자들을 버젓이 공천한다. 정치적 힘이 윤리를 억압한다. 새누리당의 모 후보는 박사논문을 표절했다. 표절한 논문의 오타까지도 똑같이 갖다 붙였다고 하니 ‘문도리코’, ‘Ctrl+V’라 불린다고 한다. 지성의 최고권위라 하는 박사논문을 거짓으로 조작한 후보를 선택하고 대한민국의 정치국가대표의 자격을 부여했다.

자신의 선거운동원의 죽음과 관련되고 부정선거로 조사받는 후보가 당선되었다. 법의 판단에 앞서 국민으로 부터 면죄부를 부여받은 것이다. 도대체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그들에게 투표한 유권자들은 모두 딱 그 후보수준의 윤리의식을 가졌다고 평가해야하는가?

대한민국은 결국 정치인들에 의해 이끌려진다. 우리나라는 지금 비윤리적 지도자들에 의해 망가지고 있음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연말의 대선에서는 제발 도덕적인 인물을 선택하자. 그게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고 그래야만 우리의 미래가 보장된다. 역사적으로 부패한 정권은 정권의 종말뿐만 아니라 국가가 민족에게 가난과 혼란을 남겨준다.

〈임명재 약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