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군이 추진하고 있는 한·중 산단 조성사업이 특수목적법인(SPC)의 청산절차 재개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25일 무안군에 따르면 기업도시 특수목적법인 한·중미래도시개발㈜은 최근 서울에서 제3차 주주총회를 열고 법인의 청산 절차를 재개키로 했다.

한·중 미래도시개발은 지난 2월 중국 측의 주도로 법인 청산을 의결했으나, 한달 뒤 열린 3월 주총에서는 청산을 보류했었다.

당시 중국측은 특수목적 법인의 인적청산과 국내 지분 정리를 청산 보류의 단서 조항으로 제시했다.

중국측은 이번 주총에서 무안군 등의 국내 측의 참여요구에도 불구하고 청산인 3명을 모두 중국 측 인사로 선임했다.

이는 법인의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 측이 청산을 주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무안군은 법인의 청산 이후 새로운 투자자 모집해 사업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3∼4개월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청산 절차 과정에서 드러날 법인의 잔존가치를 두고 기존 국내 투자자들의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당초 자산 430여억원으로 출범했던 법인이 현재 200여 억원 규모로 축소된데다 청산에 들어가면 가치는 더욱 낮아지는 것으로 예상돼 국내 투자자들이 손실분에 대한 무안군을 상대로 하는 손배 소송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또한 국내 투자자 철수와 규모 축소 등 우여곡절을 겪고 있는 무안 기업도시에 새로운 투자자가 나설지도 미지수이다.

무안군 관계자는 “철수하는 국내 투자자들이 과도한 가격을 요구해 지분정리가 지연됐으며, 법인을 청산하고 새로운 국내 투자자를 물색해 사업을 재추진할 것”이라며 “법인 청산이 중국 측의 완전 철수하는 의미는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05년 7월 국가지정 산업교역형 기업도시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무안 기업도시는 이후 2009년 1월 한·중단지에 대한 개발계획이 승인됐으나, 글로벌 금융위기와 국내외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사업진행이 지연되면서 당초 개발면적 17.7㎢에서 5㎢로 축소됐다.

/서부취재본부=김민준기자 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