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는 문지기의 사무를 맡은 자들이다. 어떤 사람이 집을 떠나 타국으로 가면서 종들에게 문지기의 권한을 주어 사무를 맡기면서 깨어 있으라고 명령을 하였다. 그러므로 깨어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주인이 언제 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저물 때일지 한밤중일지 닭 울 때일지 새벽일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주인이 홀연히 왔을 때 자는 것을 보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깨어 있어 사무에 충실해야 한다. 문지기란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문을 지키는 사람이 아닌가? 대한민국 국회에 가면 정문에 수문장 문지기가 문을 지키고 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그 위엄이 대단하다.

회사나 학교, 병원, 아파트, 크든 작든 간에 사람이 출입하는 곳에는 으레 문지기가 있다. 문지기의 사무는 출입하는 사람들을 철저히 통제하는 것이다. 출입에 하자가 없는 사람만 출입시키기 위해서이다.

군인은 국방의 문을 지키는 자들이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적군의 침략을 막기 위해 항상 깨어 있는 문지기들이다. 만일에 저들이 졸거나 자고 있다면 국방이 어떻게 되겠는가? 작금에 군대의 기강이 해이해지고 군인정신이 약화되는 것만 같은 일들이 있어 국방의 문이 약간 허술하지 않을까 조금은 염려스럽기도 하다.

경찰은 치안을 담당한 문지기들이다. 저들이 잠을 자고 있다면 사회의 불안과 혼란, 무질서, 무법천지의 세상을 누가 감당하겠는가?

어찌 백성이 불안하여 살겠는가? 최근 경찰의 늦은 출동으로 미리 대처할 수도 있었을 사건의 책임을 지고 경찰의 총수가 물러난 일이 있었다. 아쉬운 일이다. 그러나 책임을 지고 물러난 그 용기와 결단에 찬사를 보낸다. 대통령은 정부의 문을 든든히 지켜야 한다. 그리고 백성들에게 신뢰와 희망을 줘야 하고 각자 주어진 위치에서 땀 흘려 일하되 땀의 충분한 대가가 보장되게 해야 한다.

세계 여러 나라들과의 관계에서도 살기 좋은 나라, 가 보고 싶은 나라, 투자하고 싶은 나라로 문호를 개방하고 보장하여 꿈이 있는 민족으로 긍지와 자부심을 심어주는 대통령이 되어야한다.

대기업 재벌가들은 경제의 문을 잘 지켜야 한다. 일한 만큼의 수고비는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내가 일하는 곳에서 만족과 긍지와 남은 삶을 불살라 버릴 만큼 애착을 갖게 해야 한다. 근로자나 노동자는 눈가림으로 해서는 안 된다. 맡은 일에는 주인의식을 가지고 물건을 아끼며 효율적인 시간 관리를 하여 유익을 줘야한다. 근로자나 노동자는 나름대로 지켜야 할 문이 있다.

모든 사람은 자기 나름대로 지켜야 할 문이 있다. 주인이 왔을 때 깨어 있어 발걸음 소리만 듣고도 주인인 줄 알고 문을 열어 주는 종들이 되어야 한다. 골키퍼는 골문을 지키는 자이다. 골문은 골키퍼의 절대적인 자리다. 누구도 대신 할 수가 없다. 우리 모두는 우리가 마땅히 지켜야 할 각자의 문을 잘 지켜야 할 것이다.



〈이원재 광주무등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