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안에서 또는 머릿속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 불편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이 같은 ‘이명’은 전체 인구의 약 90%에서 경험하며, 약 30%가 지속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 연령층이 높을수록 발생률이 높으나 최근에는 소음, 스트레스, 이어폰 사용증가로 청소년들에게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연평균 약10%씩 이명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명의 형태는 “삐-”하는소리, “윙-” 하는소리, 귀뚜라미소리, 매미소리, 종소리 등이 있다. 대부분 잠들기 전 조용할 때 이명을 처음 감지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명이 들리기 시작하면 계속 신경이 쓰이고 잘 없어지지 않으며, 또 신경을 쓸수록 더욱 또렷하게 들리는 것이 특징이다. 이명은 난청이나 어지러움이 생기는 초기신호일 수 있고 대개 귀가 멍멍한 증상, 귀통증, 두통, 전신권태 등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이명은 귀로부터 소리를 전달받아 이를 중계하는 특정 뇌 부위 신경세포들의 ‘과잉활동’ 때문이다. 즉, 우리 몸은 소리가 들리면 귀에서 소리신호를 뇌로 보내고 뇌에서 소리로 인식되게 되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때 귀와 뇌를 연결해주는 기관의 신경세포에 이상이 생겨 과잉활동을 보이게 되면, 실제로는 소리가 없는데도 소리를 느끼게 만드는 것이다. 소음, 노화에 의한 경우가 가장 많고 교통사고나 머리외상, 약물남용, 메니에르 병, 뇌종양에 의한 경우가 있다.

이 외에도 고혈압, 당뇨, 심혈관 질환, 갑상선 질환, 귀지, 중이염 등이 있다. 이명은 이처럼 분명한 신체적 이상에 의한 질환이며 결코 환상적인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이명환자의 대부분이 “나의 건강에 중대한 이상이 생겼다”, “나는 귀머거리가 되어가고 있다”, “불치의 뇌종양이 생겼다”, “이명은 영원히 지속될 것이다”와 같은 이명에 대한 환상적이고 비현실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더 나아가 두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으며 이러한 정신적 스트레스가 이명을 더욱 심하게 만들고, 만성화 시키는 원인이 된다.

이명을 없애기 위해서는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큰 소음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고 커피, 콜라, 담배, 음주 등을 삼가야 하며, 식사 때 염분섭취를 줄여야 한다. 또 정기검진을 통해 고혈압이 있으면 조절해야 하고, 적당한 휴식은 필수다. 혈액순환을 돕도록 매일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것이 좋으며, 스트레스를 피하고, 검사 결과 이명의 위험한 원인이 없다고 판명이 되면 더 이상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적절한 음식은 이명 해소에 좋다. 은행잎 추출물이나 마늘, 비타민B가 들어있는 나물, 호두나 땅콩 같은 견과류가 귀와 뇌의 혈액순환을 개선한다. 음식을 섭취가 번거러울 경우는 은행잎 추출물 제제, 비타민B와 아연이 들어있는 영양제를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처럼 이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소음환경, 과도한 피로, 스트레스, 과음, 흡연 등을 피하고 이명을 느꼈을 때에는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치료효과가 좋고, 또한 치료가 늦었다고 방치하면 더욱 악화되어 평생지속되는 경우도 많다. 최근에는 약물치료를 포함해 여러 가지 치료법이 개발돼 많은 호전을 보이고 있으므로, 잘 낫지 않은 병이라는 인식을 버리고 환자가 적극적인 치료 의지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허준이비인후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