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지속되는 무더위와 전력수급 위기로 ‘대나무의 고장’ 담양 대표적인 죽제품인 ‘대나무 부채’ 주문이 오랜만에 활기를 띠고 있다.

담양지역에서 대나무 부채를 만들고 있는 이는 전남도 무형문화재 제48호 선자장(扇子匠)과 제48-1호 접선(쥘부채)장(摺扇匠)인 김대석(64) 부채장인이 유일하다.

김씨는 “매년 한여름에 1000여개의 대나무 부채 주문을 받아왔으나 올해는 폭염 덕분에 1500여개로 50% 늘었다”고 밝혔다. 부채 가격은 5000∼1만5000원선. 김씨는 1년에 7000여개의 대나무 부채를 제작한다.

한때 관방천변 죽물시장이 열릴 정도로 담양 죽제품은 수요가 많았지만 현재는 중국산 저가 죽제품에 밀려 맥이 끊기다시피 했다. 여름나기용인 죽부인·대자리 등 죽제품 대부분을 중국산 죽제품이 점유해버린 것이다.

이로 인해 담양지역 죽제품 시장은 폭염에도 불구하고 특수를 누리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씨는 만성리 자택에 작업실을 마련하고 전통 방식대로 수작업으로 대나무 부채를 만들고 있다.

김 씨는 더 많은 사람들이 전통 문화유산을 접하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심어주기 위해 지난 2009년부터 매주 주말을 이용해 죽향 문화체험마을에서 부채제작 무료 시연회와 부채만들기 체험장을 운영하고 있다.

김씨는 “더울 때는 대나무 부채가 최고”라면서 “전기도 필요 없고 자연바람이니 건강에도 좋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값싼 중국산 대나무 부채와 공장에서 만들어내는 부채 등에 밀려 국산 대나무의 수요가 옛날 죽공예가 활황일 때 비하면 아주 적지만 그래도 전통 부채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알아봐주고 찾아주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부취재본부=정재근기자 jj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