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최신형 스마트폰을 무료로 교체해 준다는 통신사 광고 문자에 귀가 솔깃하다. 오래된 스마트폰으로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릴 경우 속도가 느려 더욱 그렇다. 그러나 아직도 구형 핸드폰을 고집하는 아내의 눈치가 보여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6명이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스마트폰 3000만대 시대가 되었다. 스마트폰이 늘어나면서 우리 삶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은 건 분명하다. 숱한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머리맡에 전화기를 두고 잠자리에 들고, 스마트폰으로 온갖 정보를 확인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스마트폰은 세계와 나를 연결해주는 끈이 된지 오래다.

특히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빠른 확산은 타인과 의사소통을 하거나 정보를 공유하는데 있어 새로운 수단이자 생활의 일부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필자도 언제부턴가 신문이나 방송보다는 사회적 이슈나 세상 돌아가는 일들이 궁금할 때 트위터부터 살피는 습관이 생겼다. 바쁜 일과 중에도 매일 트위터와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에 삶의 흔적을 남기고, 3일만 방치하면 잡초가 무성하다는 블로그도 관리하다 보면 자정을 넘기는 것은 예삿일이 되었다.

손안의 PC 스마트폰을 통해 못하는 게 없다. 어디서든 휴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컴퓨터를 능가하고, 기능의 다양성 면에서 기존 휴대폰을 훌쩍 넘어선다.

이만한 생활도구, 장난감이 없을 것이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지하철만 타면 무의식적으로 스마트폰을 꺼내들고 인터넷에 접속하거나 낯모르는 사람과 엘리베이터에서 부딪힐 때도 핸드폰부터 들여다보면서 어색함을 벗어나려는 모습도 더 이상 낯설지 않다. 폰으로 메일을 확인하고, 블로그와 연동시켜 트위터와 페이스북 친구들에게도 글을 보내곤 한다.

특히 학생들은 종일 스마트폰을 끼고 산다. 청소년의 60% 이상이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과 초조감을 느낀다고 한다. 학교나 학원 수업 중에도 스마트폰을 무음상태로 하여 문자로 대화를 나누는 아이들도 많다고 한다.

가족과 함께 외식을 가서도 대화보다는 게임을 하거나 음악을 듣는 아이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옆자리에 있는데도 직접 말하기보다 폰으로 대화하는 관행은 스마트폰이 보급된 이후 생겨난 풍경이다.

SNS 없이는 단 하루도 살기 어려운 세상에 지난 1월 미국 언론들이 색다른 체험 내용을 발표했다.

90일 동안 핸드폰과 이메일은 물론 문자나 트위터,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도 모두 끊고 생활한 미국 대학원생 라일리라는 20대 청년의 이야기다. 그는 평소 매달렸던 핸드폰과 SNS를 끊자 자유시간이 많아지고 글쓰기가 늘었다고 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았던 친구들이 그리 가깝지 않다는 사실과 이웃과 여자 친구 등 주변 사람들에게 집중하면서 행동은 전보다 로맨틱해졌다고 소개했다.

인디언 속담에 ‘너무 빨리 달리면 영혼을 놓칠 수 있다’고 한다. 남한테 처지지 않으려고 급하게 달리다 보면 정작 중요한 가족들, 친구들과의 우정, 삶의 의미나 소소한 것들이 가져다주는 기쁨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개인이나 기업이든 간에 SNS에 동참하지 않으면 뒤떨어진 것으로 보는 세상이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의 기대치를 만족시키기 위해 광대처럼 살아야 되겠는가. 나를 잃어버리고 남들 요구에 끌려다니는 삶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 양날의 칼을 가진 SNS의 영향력 속에서 자신을 알리려는 욕망과 주체적인 삶의 균형을 찾는 법을 배워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통일부 전라남도 통일교육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