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반증은 멜라닌 세포가 다양한 원인에 의해 파괴되고 그 결과 피부에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흰 반점이 나타나는 후천적인 색소성 피부질환이다. 통계학적으로 100명 당 1∼2명꼴로 발생하는 비교적 흔한 피부질환으로 출생 직후부터 노년까지 다양하게 발생하나 대개 20세 전후에 빈번하다. 전신 혹은 국소적으로 다양한 크기의 원형 또는 불규칙한 모양의 탈색반으로 시작되며, 경계는 명확하면서 경계부를 따라 과색소침착을 나타내기도 한다.

백반증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인 요인이나 스트레스 등의 정신적 혹은 신체적 장애, 외상이나 햇볕에 의한 화상 등이 원인으로 추측되고 있다. 병변은 어느 부위에나 나타날 수 있으나 특히 손, 발, 무릎, 팔꿈치 등의 뼈가 돌출한 부위, 입·코·눈 등의 구멍 주위, 정강이뼈 전면부, 겨드랑이, 손목 등에서 주로 자극을 받기 쉬운 신체부위에서 발생한다. 백반증은 자체로 건강에 특별한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얼굴, 손 등과 같은 노출 부위에 있을 경우 미용상의 문제가 생길 뿐만 아니라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거나 사회활동 기피, 우울증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이 같은 백반증의 특징 때문에 치료가 어려운 질병으로 생각돼 처음 발병했을 때부터 치료를 포기하거나 치료를 중단하는 환자도 많지만 최근에는 자외선 치료, 엑시머 레이저, 수술 요법 등의 다양한 치료법이 연구돼 적절히 치료를 받으면 병의 확산을 막을 뿐 아니라 완치도 가능할 수 있다.

초기에 발견된 백반증은 기존의 연고, 광선 치료와 같은 단일 치료 이외에도 단기간의 집중 약물 치료와 함께 표적 광치료(광선치료, 엑시머 레이저)를 병합한 치료가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백반증 병변이 더 이상 번지지 않고 1∼2년 정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거나 치료에 저항성을 보이는 경우에는 수술요법을 함께 사용해 치료 성공률을 더욱 높일 수 있다.

그 외에 과로를 피하고 평소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좋으며, 자극을 받아 상처가 생기면 병변이 새로 발생하거나 넓어질 수 있으므로 심하게 긁는다거나 외상을 피하는 등 생활 습관도 중요하다. 또한 항산화 물질이 많이 포함된 음식 섭취나 종합 비타민과 같은 보조 영양제를 먹는 것도 백반증의 예방·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에 조선대병원 피부과는 기존의 전통적인 치료법인 국소제제의 도포나 병변 내 주사와 함께 약물요법, 광화학요법 및 광선치료 등 뿐만 아니라 백반증 치료에 가장 효과적이라고 평가되는 엑시머 레이저를 이용해 백반증의 병합 치료에 앞장서고 있다.

조선대병원 피부과에 도입된 2세대 엑시머 레이저인 벨로시티 레이저는 가장 최신의 엑시머 레이저로 백반증 환자에게 자외선에 가까운 빛으로 피부의 멜라닌 세포를 자극해 멜라닌 색소를 분비하도록 하는 원리로, 치료 중 통증이 전혀 없고 안전해 통증에 민감한 환자나 소아, 임산부나 수유여성에게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광선치료와 달리 레이저 빔은 건강한 피부에 불필요한 자외선 노출을 방지해 정상 피부는 손상시키지 않고 치료가 가능하며, 이전의 엑시머 레이저보다 치료시간이 획기적으로 짧아 넓은 부위의 치료도 단시간 내 시술할 수 있다.

백반증은 자연 치유가 잘 되지 않고 치료 또한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피부에 흰색 반점이 생기거나 그 크기가 증가한다면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조기에 적절한 치료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조선대병원 피부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