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질환은 암에 이어 우리나라 국민 사망원인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식습관의 서구화,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 보유자 증가 등으로 인해 심혈관질환자는 더욱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심혈관질환 중에서도 돌연사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히는 심근경색은 심장의 전체 또는 일부분에 산소와 영양 공급이 급격하게 줄어들어서 심장 근육의 조직이나 세포가 죽는 증상으로, 심장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해 주는 큰 3개의 심장혈관(관상동맥) 중 어느 하나라도 급성으로 막히는 경우 발생한다.

심근경색의 주요 증상은 심한 가슴 통증이다. 가슴 한가운데를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30분 이상 계속되면 심근경색을 의심할 수 있다. 통증이 왼쪽 팔, 등, 목이나 턱에서 느껴지기도 한다. 구토나 구역질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쇼크로 얼굴이 창백하게 질리기도 한다.

심근경색은 처음 발작 중 사망하는 경우가 20% 이상이고, 증상이 심각할 경우 발병 24시간 이내에 사망하게 된다. 환자 약 30%가 병원 도착 전에 사망하며, 병원 치료를 받아도 사망률이 10%에 이르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당뇨병 환자에게서 심혈관 질환을 유발하는 주된 요인은 콜레스테롤이다. 흔히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LDL 콜레스테롤이 혈관 벽에 쌓여 동맥경화, 심근경색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당뇨 환자가 혈당 수치뿐 아니라 혈액 내 지질 관리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심근경색을 일으키는 위험인자는 고혈압, 당뇨병, 흡연, 고지혈증과 비만, 정신적 스트레스, 한랭자극, 노화, 유전적 소인, 알코올 과잉섭취 등이 있다. 특히 당뇨병 환자는 심혈관질환을 일으킬 위험이 일반인에 비해 2∼6배 높으며, 70∼80%가 심혈관계 질환으로 사망한다는 보고도 있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는 겨울철에는 특히 급성 심근경색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데, 기온이 떨어지면 혈관이 수축해 혈압과 맥박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때문에 당뇨병 환자가 겨울철에 외출을 할 때는 모자, 목도리 등을 착용해 찬 기온에 갑자기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당뇨병 환자는 식이요법, 운동요법과 더불어 의사와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치료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혈당을 조절하면서 동시에 혈중 지질 관리에 도움을 주어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를 보이는 피오글리타존 성분의 당뇨병 치료제도 있어 과거에 비해 약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꾸준한 운동은 혈당 조절과 혈액 내 지질 관리에 도움을 준다. 당뇨병 환자에게는 걷기, 달리기, 줄넘기, 계단 오르내리기 등 심장에 무리가 가지 않는 가벼운 유산소 운동이 적합하다. 특히 추운 겨울철에는 실내에서 운동을 하는 편이 좋다.

식생활에서는 다양한 식품을 골고루 섭취하되 동물성 육류 식품과 튀김 등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줄이고 신선한 채소와 잡곡, 양질의 단백질 섭취를 늘려야 한다. 칼로리 조절이 중요하므로 평소 식단을 짜서 관리를 하면 좋다. 흡연은 혈관을 수축시키는 작용을 해 장기적으로 다양한 당뇨병 합병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당뇨병 환자는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심근경색은 평소 아무런 증상이 없다가 예고 없이 찾아온다. 특히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을 보유하고 있다면 평상시 흡연과 음주를 피하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만이 심근경색을 예방할 수 있는 길이다.

〈조선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